현지 비판에 '보란 듯이' 답한 이강인…황금 왼발로 만든 '천금 어시스트'
김명석 2023. 12. 21. 12:47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오랜만에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바꾸고, 팀 승리의 발판이 된 값진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근 프랑스 현지 매체들의 날 선 비판에 대한 통쾌한 답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2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FC메스와의 2023~24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1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건 지난달 4일 몽펠리에전 득점 이후 47일 만이다. 아울러 10월 29일 브레스트전 이후 시즌 2호 어시스트다. 그의 시즌 공격 포인트는 프랑스 리그1 1골‧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등 2골‧2도움으로 늘었다.
중요한 순간 그의 왼발이 빛났다. 이날 파리 생제르맹(PSG) 전반전 볼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그만큼 경기를 압도하고도 슈팅은 단 3개에 그쳤다. 이강인이 후반 4분 흐름을 깨트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뚝 떨어졌고, 쇄도하던 비티냐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비티냐는 이강인을 손으로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 장면만 빛난 건 아니었다. 전반엔 왼쪽 측면에 포진한 이강인은 전반 10분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향한 절묘한 스루패스로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2분 뒤엔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음바페를 향해 또 한 번 정확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다.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공을 차단한 뒤 곧바로 역습을 전개하거나, 직접 문전으로 파고들어 공격 기회를 만드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경기 내내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패스 성공률도 94%에 달했다. 패스를 54차례 시도해 이 가운데 51개를 동료에게 정확하게 전달했다. 슈팅 기회로 이어진 키패스도 3회로 이날 공동 1위였다. 크로스 2회 성공, 드리블‧롱패스 1회 성공 등의 기록도 남겼다. 폿몹 평점은 8.3점, 소파스코어 평점은 7.7점이었다. 모두 팀 내 3위에 해당하는 높은 평점이었다.
최근 자신을 향한 현지 비판에 보란 듯이 보여준 활약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 침묵이 길어지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프랑스 블뢰는 “이강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한다. 내년 2월까지 PSG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르파리지앵은 지난 OSC 릴과의 경기 직후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려웠다”며 굴욕적인 평점인 3점을 매기기도 했다. 공격 포인트만 없을 뿐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기에 의도적으로 이강인을 깎아내리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강인은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중요한 순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 발판을 마련하고,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존재감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현지 비판에도 "이강인은 최고의 기술을 가진 수준급 선수"라며 자신을 감쌌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믿음에도 부응한 활약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르파리지앵(5.5점) 겟프렌치풋볼뉴스(6점) 등이 매긴 평점은 이날 이강인 빛나는 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볼 만했다. 스페인 아스‧카데나세르 소속의 파리 특파원 안드레스 온루비아 기자는 “이강인의 재능은 대단하다. 이날 상대의 거미줄 수비를 뚫어낼 수 있었던 건 그의 뛰어난 기술력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본 이강인의 존재감이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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