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춘제로 변화하는 일본 J리그, K리그도 도입할까
[곽성호 기자]
▲ 지난해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쳤던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드(일본)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세계 축구 흐름에 맞춰 이웃 나라 일본 J리그도 2026-2027 시즌부터 가을에 시즌을 시작해 이듬해 봄에 시즌을 종료하는 추춘제 도입을 확정했다.
1993년 출범 이후 30년간 봄에 시작해 겨울에 시즌을 끝마치는 춘추제로 시즌을 운영해 왔던 J리그는 세계 축구 흐름에 맞춰 추춘제로 변화를 맞이했다. J리그 사무국은 "우리 리그는 세계와 경쟁하고 싸워야 하며 유럽 주요 리그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심지어 개편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도 궤를 같이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며 추춘제 변화에 대한 이유를 덧붙였다.
지난 14일 J리그 사무국은 실무위원회를 개최, 1부 리그부터 3부 리그까지 60개 이상의 팀 관계자가 참석해 찬반 투표를 벌였고 절반 이상이 추춘제로의 변화를 찬성하며 변화를 예고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J리그 이사회는 공식 성명문을 통해 추춘제로의 공식 전환을 밝혔다. 발표에 따라 2026시즌 J리그는 8월부터 개막하며 12월 둘째 주까지 경기를 소화한 후 이듬해 2월까지 겨울 휴식기를 가진다. 이어 5월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변화하는 축구계, 추춘제의 장점은
J리그 추춘제 변화 발표 이전 이미 아시아 축구 연맹에서 주최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역시 2021시즌을 끝으로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변화를 맞이했다. 2022시즌 기존 방식과 마찬가지로 봄에 조별리그 일정을 시작했던 ACL은 2022년 8월까지 동아시아 권역에서 4강 일정을 마무리한 채 2023시즌 5월까지 휴식기를 가졌고 서아시아 권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달랐던 부분은 서아시아 권역은 2023년 2월부터 토너먼트 일정을 시작했다는 부분이었다.
춘추제와 추춘제 일정을 동시에 소화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2023-202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추춘제 일정으로 돌입했다. 올해 9월부터 새롭게 출발선을 끊은 챔피언스리그는 이번 달 13일(수)까지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 일정은 다음 시즌부터 새롭게 개편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챔피언스리그 2(ACL2), 챌린지 리그(ACGL)도 똑같이 적용된다.
춘추제로 맞이한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 대회에 참가한 K리그 4개 팀(울산-전북-포항-인천)은 선전하며 3개 팀(전북, 울산, 포항)이 토너먼트 단계로 올라서며 저력을 보였으나 포항을 제외한 전북-울산은 아슬아슬한 레이스를 선보이며 불안감을 나았다. 원정과 홈에서의 경기 편차도 존재하지만 분명 춘추제로 변경된 첫 일정에서 오는 어색함이 있었던 챔피언스리그 일정이었다.
변화하는 아시아 무대에서의 대회 일정과 일본 J리그와 함께 대한민국 K리그 일정 역시 추춘제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추춘제로 변화 시 K리그에서 올 수 있는 이점은 상당히 많다. 먼저 시즌 종료 후 다양한 선수들이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 진출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현재 춘추제로 운영되는 K리그는 시즌 종료가 되면 겨울이다. 겨울이면 해외 리그는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이기에 시즌 중반 팀 전력과 미래를 보지 않고 급하게 영입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해외 진출 이후 적응 기간 없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야 하며 동시에 리그 적응까지 끝마쳐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당장 최근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서 유럽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정상빈(미네소타), 이동준(전북), 이동경(울산)과 같은 최근 사례만 봐도 겨울 이적은 상당히 큰 위험도가 감수된다. 또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해도 단점이 존재한다. K리그에서 여름은 상당히 중요한 기간이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 1년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K리그 팀에서는 여름 이적 시장에 주축 자원이 떠나가는 것이 꺼려질 수 있다. 이에 더해 추춘제로 운영되는 리그에서 뛰는 해외 선수들 이적 역시 수월하게 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변화한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 2월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 일정에서 시즌 초반이 아닌 중반에 참여함으로써 더욱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뿐더러 향후 세계 축구 흐름에 따라 맞출 수 있는 장점까지 갖추게 된다.
▲ 지난 8월 19일, 울산 HD와 전북 현대의 맞대결이 펼쳐진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춘추제로 시행되고 있는 우리 K리그로서는 세계 흐름에 맞춰 추춘제로의 변화가 매력적인 카드일 수 있으나 현실 앞에 놓인 과제들이 산더미다. 먼저 기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추춘제는 겨울에도 축구해야 한다. 겨울이 오면 날씨는 영하 기온으로 내려가며 낮 평균 온도 역시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가 지속된다. 이런 날씨 속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는 증가하게 되며 잔디 관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된다.
국제 축구 연맹(FIFA)에서도 공식적으로 사용해도 무방한 인조 잔디 도입과 독일 분데스리가와 같은 겨울 휴식기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도 해결책이 될 수 있으나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2차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바로 관중 수 감소가 주 문제가 된다. 겨울 날씨 속 야외에서 진행되는 축구 경기 특성상 추운 날씨가 지속될 경우,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르면 당연히 리그 관심도는 줄어들 것이며 경쟁도 역시 하락할 수 있는 문제점을 낳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 속 이제 K리그는 추춘제의 이상과 현실 속에서 고민을 앞두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축구 흐름에 맞추며 변화와 성장을 위해 달릴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리그를 운영할 것인가는 K리그 선택에 달렸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23시즌 K리그가 지난 3일(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스토브 리그가 다가온 시점, K리그는 또 다른 미래 과제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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