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에어팟’ 위조 상품 밀수·판매업자 검거

중국에서 생산한 에어팟 등 위조 상품을 국내로 들여와 시중에 유통한 베트남인 업자 등이 세관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부산세관은 관세법 및 상표법을 위반한 혐의로 베트남인 A(20대)씨와 택배기사 B(50대)씨를 검거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중국산 에어팟 등 2만여점의 이어폰(시가 38억원 상당)을 밀수·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다수의 명의와 주소지를 이용해 상용물품을 자가 사용으로 위장해 위조 상품을 밀수했다.

부산세관은 A씨 등의 이러한 밀수 행각 혐의를 포착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비밀창고를 수색해 중국산 위조 이어폰 1908점 등 다수의 밀수입 현품을 압수했다.

조사결과 A씨는 판매용 위조 이어폰을 밀수입하면서 세관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26명의 타인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했다. 이중에는 B씨와 B씨 가족 및 친인척, B씨가 무단 도용한 다수의 명의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제공

A씨는 밀수품의 판매·유통을 위해 지난해 8월경 국내에 A씨 명의로 법인을 설립하고, 밀수품 보관을 목적으로 경남 창원 주택가에 비밀 창고(126㎡)를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본인과 가족 그리고 무단 도용한 다수 명의를 A씨에게 제공하고, 해외직구로 반입한 밀수품을 자신의 주거지에서 수취해 A씨의 비밀 창고로 운반하는 등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특히 A씨는 지난 2년간 중국계 인터넷 쇼핑몰에서 위조 이어폰을 1개당 3000원가량에 구매한 후 국내로 들여와 SNS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과 학생 등에게 1개당 3만5000원에 판매함으로써 부당이득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된다.

A씨가 밀수·판매한 물품에는 모델번호, 제조회사의 국내 연락처, A/S에 필요한 제품 일련번호(Serial No), 전파법에 따른 인증번호 등이 진품과 동일하게 위조돼 있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를 가장한 위조 상품 밀수와 타인 명의를 도용한 불법행위를 앞으로도 철저하게 단속할 방침”이라며 “소비자는 자신의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도용된 사실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면 관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하고,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변경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