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케인과 김민재가 날고기어도 따라잡을 수가 없네… 레버쿠젠, '쉬크 부활 해트트릭' 터지며 전반기 무패 마무리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독일 1강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순위는 2위다. 바이엘04레버쿠젠이 독일 1강을 넘어 '독일 역사상 최강' 전반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2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6라운드를 치른 레버쿠젠이 보훔에 4-0 완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전반기 리그 성적은 13승 3무, 승점 42점이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바이에른과 승점 4점차가 난다. 바이에른도 순연경기 승리를 가정하면 레버쿠젠을 승점 1점차로 추격 중일 정도로 뛰어난 전반기를 보냈다. 그러나 레버쿠젠의 완벽한 시즌 행보는 뛰어넘지 못했다.
게다가 레버쿠젠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를 6전 전승으로 통과했고, DFB포칼(독일 FA컵)에서 현재까지 3경기 모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해 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컵대회 포함 전반기 모든 경기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무패 중에서도 승리 비중이 매우 높은 22승 3무다.
이는 독일 축구 역사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전반기 행보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OPTA'에 따르면 시즌 개막 후 컵대회 포함 25경기 무패는 독일 프로축구 역사상 최장 기간 기록이다.
가까스로 이어 온 무패행진이 아니라 완벽한 경기력까지 뒷받침되었다는 점이 더욱 무섭다. 레버쿠젠은 리그에서 46골 12실점을 기록했다. 골득실은 바이에른과 공동 최고인 +34다. 두 팀에 이은 골득실 3위 슈투트가르트가 +18로 큰 격차가 난다는 걸 감안하면, 레버쿠젠의 완벽한 전술과 바이에른의 남다른 체급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의 양대 산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레버쿠젠은 최종전을 통해 더 강해졌다. '만약 2년 전 뛰어난 공격수였던 파트리크 쉬크가 부활한다면 전력이 더 두터워진다'는 가능성이 늘 제기됐는데, 그 '만약'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쉬크는 보훔전 선발 출격해 후반 1분까지 3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서만 2골을 넣고 리그 무득점이었던 선수가 일단 페널티킥으로 한 골이 터지자 필드골을 2개 추가했다. 전반전 또는 후반전 안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끼지 않고 혼자만 3골을 몰아치는 걸 독일에서는 '무결점 해트트릭(lupenreiner hattrick)'이라고 하는데 이를 달성한 것이다. 레버쿠젠 사상 무결점 해트트릭을 2회 기록한 선수는 쉬크 등 2명뿐이다.
체코 대표 공격수 쉬크는 지난 2021-2022시즌 리그 24골 3도움으로 확실한 주포 역할을 해 줬으나 지난 시즌은 부상 및 컨디션 난조로 3골 1도움에 그쳤다. 이번 시즌 부활해주면서, 주포 빅터 보니페이스의 부담을 덜었다. 운동능력이 탁월한 보니페이스, 섬세하고 감각적인 쉬크는 둘 다 장신 공격수이면서도 장점이 다르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후반기에 쓸 수 있는 창이 하나 더 생겼다.
여기에 전반기 순항의 두 주역이 추가골까지 책임졌다. 플로리안 비르츠의 도움으로 보니페이스가 골을 터뜨렸다. 최종전을 통해 골을 추가한 보니페이스는 전반기 10골 7도움, 도움을 추가한 비르츠는 5골 7도움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에 쉬크의 두 골을 각각 도운 분데스리가 최강 윙백 듀오 알렉스 그리말도(7골 5도움)와 예레미 프림퐁(5골 6도움)은 윙백이라 보기 힘든 엄청난 공격 생산성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해리 케인이 21골 5도움을 기록하고, 김민재가 수비에서 결정적인 방어를 아무리 여러 번 해내도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을 따라잡지 못했다. 후반기에도 바이에른이 전반기 만큼 해준다면 그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다. 문제는 레버쿠젠이 이 기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컵대회에서 포칼에서 생존한 레버쿠젠은 바이에른보다 경기 부담은 크다. 대신 선수층은 오히려 바이에른보다 두텁다.
만년 2위였던 레버쿠젠이 탁월한 전술적 완성도, 영입생들의 고른 활약으로 무패행진을 달리는 건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다. 나폴리 우승 주역이었던 김민재는 더 화려한 팀으로 이적했으나 나폴리를 연상시키는 팀을 따라가는 처지가 됐다. 지난 시즌 인테르밀란 등의 입장을 간접체험하는 셈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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