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통’의 상징 된 게임 업계

김지윤 2023. 12. 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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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불통'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게임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게이머와의 직접 소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게임 디렉터가 온·오프라인 행사에서 직접 이용자와 만나고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게임사-이용자간 건강한 관계 모델이 수년새 뿌리 깊게 정착했다.

게이머들의 트럭 시위,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게임사들의 성공 사례가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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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서 각종 대화 창구 마련
사건 사고에 유연히 대처·게이머 불만 빠른 파악도
금강선 로스트아크 전 디렉터. 스마일게이트 제공

한때 ‘불통’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게임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게이머와의 직접 소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게임 디렉터가 온·오프라인 행사에서 직접 이용자와 만나고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게임사-이용자간 건강한 관계 모델이 수년새 뿌리 깊게 정착했다. 게이머들의 트럭 시위,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게임사들의 성공 사례가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트아크’는 이용자 소통의 첫 걸음을 뗀 게임으로 평가된다.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는 자사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의 금강선 디렉터를 앞세워 이용자와 정기적으로, 꾸준히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금 디렉터는 매년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에 직접 방문하고 주기마다 업데이트 소식을 온라인 방송으로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게이머 친화적인 운영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게임 관련 피드백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금 디렉터의 게이머 친화적인 행보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빛강선’이란 호칭이 생길 만큼 게임 충성층이 부쩍 늘었다. 이례적으로 디렉터 팬층이 생길 정도다. 지난달 ‘지스타 2023’ 스마일게이트 부스에 금 디렉터가 방문하자 구름 인파가 몰려 셀카 사진을 찍는 등 현장은 순식간에 팬 미팅장이 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메소전사’를 플레이하는 강원기 총괄 디렉터. 넥슨 제공

넥슨도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민심을 회복한 대표적인 게임사다. 넥슨은 지난 2021년 자사의 인기 MMORPG인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이 터지면서 자칫 게이머 팬심이 대거 이탈할 위기에 몰렸으나 해당 게임을 진두지휘하는 강원기 총괄 디렉터를 중심으로 각종 라이브 방송과 보상을 진행하며 게이머 의견 청취에 총력을 다해 빠르게 민심을 돌렸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넥슨은 게임마다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이용자와 개발자들의 소통장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근래엔 출시 전 게이머의 목소리를 듣고 개발 방향을 새로 정립하는 게임사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출시를 앞두고 사전 테스트를 진행,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했다. 이를 통해 ‘자동 사냥’ 전면 삭제, 확률형 아이템 전면 배제한 수익모델(BM) 등 ‘리니지 시리즈’의 색채를 완전히 뺀 새로운 게임을 출시했다. 출시 이후에는 ‘프로듀서의 편지’라는 소통 창구를 통해 개발자가 직접 게이머에게 인 게임 속 수정 사항 및 업데이트를 설명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TL의 개선 사항 담은 프로듀서의 편지. 엔씨 제공

하이브IM 또한 자사가 서비스하고 플린트에서 개발 중인 신작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 의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고 콘텐츠 개선에 주력했다. 하이브IM은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피드백을 제공한 전투 시스템을 수정하는 등 게임의 종합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이렇듯 업계에서는 사용자와의 ‘소통 마케팅’에 점점 진심을 보이는 추세다. 사건 사고에 유연히 대처하고 게이머들의 불만을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하면 그만큼 게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이용자들이 트럭·마차 시위, 불매 운동 등 단체 행동에 나서며 게임사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힌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게이머들의 표현 방식이 보다 직접적으로 바뀌었다. 게임의 서비스가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개발만큼이나 운영이 더욱 중요해지는 분위기”라면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수명과 흥행 여부가 더욱 갈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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