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가졌다"는 말 그대로…'리그 2호 도움' 이강인은 PSG '전술 만능 열쇠'

김희준 기자 2023. 12. 2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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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안 음바페(왼쪽), 이강인(이상 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만능 열쇠는 이강인이었다.


2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023-2024 프랑스 리그앙 17라운드를 치른 파리생제르맹(PSG)이 메스에 3-1로 이겼다. 리그 1위 PSG(승점 40)는 2위 니스(승점 35)와 격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


최근 이강인은 현지 매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당장 지난 경기 이후에도 프랑스 '레키프'는 압박과 패스, 세트피스 킥 등이 모두 좋았다며 호평한 반면 프랑스 '르파리지앵'은 "이강인은 좋은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애매한 경기력"이라고 혹평을 남겼다.


이 때문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비호했다. 메스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다. 오른쪽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 심지어 가짜 9번으로도 경기했다"며 "모든 걸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메스전은 엔리케 감독의 말을 이강인 스스로 증명하는 경기였다. 이강인은 전반에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후반에 오른쪽 윙으로 뛰며 엔리케 감독의 전술 변화에있어 핵심으로 기능했다.


전반전 다이아몬드 3-4-3에서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경기 시작과 함께 상대 공격을 끊어내며 좋은 출발을 했다. 전반 9분에는 이강인이 킬리안 음바페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패스했고, 바르콜라가 올린 크로스는 음바페와 비티냐의 연속 슈팅으로 이어졌다.


전반 중반까지 이강인은 왼쪽 윙어였던 바르콜라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전반 11분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스루패스를 보내 바르콜라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18분에는 이강인이 공격진영에서 공을 가로챘고, 이를 이어받은 바르콜라가 중앙으로 날카로운 컷백을 건넸다. 만약 반대편의 랑달 콜로 무아니와 눈이 맞았다면 득점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의 좋은 활약에도 전반전 골이 터지지 않자 엔리케 감독은 후반에 이강인을 오른쪽 윙으로 보내며 3-3-4로 전형을 바꿨다. 이강인의 왼발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활용하겠다는 의지였다.


엔리케 감독의 이강인 활용은 적중했다. 후반 4분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앞에 있던 수비를 간결한 터치로 제쳐낸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훌륭한 왼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비티냐가 쇄도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리그 2호 도움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9분에도 같은 방식으로 좋은 크로스를 페널티박스에 공급했는데, 이를 이어받은 콜로 무아니의 헤더는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이날 이강인은 공수 양면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의 전방압박은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고, 날카로운 왼발은 도움을 비롯해 여러 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생산했다. 이날 이강인은 비티냐, 바르콜라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기회 창출 3회를 기록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 34분 역습은 이강인의 팀 내 기여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수비 진영에서 이강인이 상대 압박을 훌륭한 패스로 빠져나오며 공격이 시작됐고, 공은 비티냐와 바르콜라를 거쳐 왼쪽에 있던 음바페에게 향했다. 이어진 음바페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굴절됐는데, 이것이 어느덧 페널티박스까지 쇄도한 이강인에게 향했다. 아쉽게도 라민 카마라가 한 발 앞서 슬라이딩으로 공을 걷어냈다.


또한 전반 34분 프리킥 상황에서 음바페와 이강인이 나란히 프리킥 키커로 서있는 장면은 이강인의 팀 내 입지를 짐작케 했다.


이강인은 세부기록 산출로 평점을 매기는 '후스코어드'에서 평점 7.5, '소파스코어'에서 평점 7.7, '풋몹'에서 8.28 등 득점에 성공한 음바페와 비티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그만큼 이강인의 영향력이 지대했다는 방증이다.


이강인이 전반과 후반 다른 포지션에서 뛰면서도 변함없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엔리케 감독이 "모든 걸 가졌다"고 말한 그대로 이강인은 PSG 전술 변화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진화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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