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효과만 노린 금융정책으론 시장 신뢰 회복 요원 [기자수첩-금융증권]

공매도 금지 한 달 …제도개선 효과 '의문'
대주주 양도소득세 완화 언급에 불확실성↑

올해 연말 증시는 어느 때보다 시끄럽다. 올해 증시 폐장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에서 대주주 양도세 완화를 언급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와 마찬가지로 단기적 인기 확보를 위한 성급한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완화에 대한 질의에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과세형평성과 세수 부족 등 그간 대주주 요건 완화를 놓고 나온 주요 반대 근거에 동의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이에 시장은 매년 연말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대주주 양도세 회피 목적‘매물 폭탄’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근 대통령실과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후 진전이 없어서다.

투자자들이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려면 12월 마지막 거래일의 2거래일 전까지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주식은 매매 뒤 2영업일 뒤에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오는 26일이 지분 매각 '데드라인'으로 시간이 갈수록 시장 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26일 정례 국무회의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실효성은 크지 않은 반면 증시 내 변동성만 키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식·채권 등 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올 2025년부터 도입되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을 벌면 양도세 22%(3억원 초과 27.5%)를 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주주나 소액주주 할 것 없이 모든 투자자가 세금을 내는 상황으로 가면 대주주 완화 효과가 1년 만에 의미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완화될 경우 이미 2년 도입이 유예된 금융투자소득세 역시 또 한 번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지난달 발표한 한시적 공매도 전면 중단 조치와 비슷한 맥락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단기적 인기를 얻기 위한 판단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 적발 등으로 개인의 불만이 폭발하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성급하게 거래 자체를 막았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 관련 제도는 현재 시장 참여자의 호오(好惡)보다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성장과 매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당정 및 금융당국은 단기적 인기만을 위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기보다는 보수적 과정과 시장참여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 정책 등을 통해 시장 자체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