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치 품은 쿠팡…로켓배송 앞세워 온라인 명품 시장 판도 바꿀까

이나영 2023. 12. 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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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고 본격 글로벌 온라인 명품 사업에 뛰어든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멤버십 와우 할인 등의 서비스를 파페치에 접목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까지 장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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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Inc, 6500억원에 인수…물류·럭셔리 역량 시너지 극대화
파페치, 기업가치 100분의 1로 떨어져...실적 악화에 성장 발목 우려도
쿠팡 로켓럭셔리.ⓒ쿠팡 앱 캡처

쿠팡이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고 본격 글로벌 온라인 명품 사업에 뛰어든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멤버십 와우 할인 등의 서비스를 파페치에 접목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까지 장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100분의 1로 줄어든 파페치 인수가 그간 성장가도를 달려온 쿠팡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파페치를 5억 달러(한화 약 6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것은 2020년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훅(hooq)에 이어 두 번째다.

쿠팡Inc 측은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파페치와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앞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페치는 2007년 포르투갈의 사업가 호세 네베스가 영국에서 창업한 이커머스 기업으로,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1400여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중국·일본·인도 등 19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파페치 인수로 그간 취약했던 명품·패션 부문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 서비스와 파페치의 명품 콘텐츠·부티크 섭외 능력이 결합하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쿠팡이 국내에서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로켓배송 서비스를 명품 분야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다.

파페치는 뉴욕, 파리, 밀라노 등 브랜드 부티크 인근에서 90분 배송이나 당일 배송을 운영하고 한국 등 국경을 넘은 글로벌 배송은 최대 5일가량 걸리는데 쿠팡의 물류망을 활용하면 배송 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향후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 등의 혜택이 더해질 경우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또한 파페치에 우영미, 송지오, 스튜디오 톰보이 등 국내 주요 선진 디자이너 브랜드도 입점해 있는 만큼 한국 패션의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의류 수출은 5억1500만 달러(약 6727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4% 증가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패션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브랜드들이 파페치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및 판로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파페치가 쿠팡의 성장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된 파페치의 시가총액이 2021년 23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했으나 최근 2억5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폭락하며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는 점에서 과연 메리트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명품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고 파페치에 거액을 투자한 리치몬트 그룹도 더 이상 신규 투자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외 다른 기업들도 파페치 인수를 검토했으나 기업가치가 100분의 1로 줄었고, 실적도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인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명품은 감성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 되는데 그간 이성적 전략이 중심이었던 쿠팡이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지켜봐야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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