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장만 VIP 억대 가구 턱턱 사고 MZ는 매출 끌어올렸다…'3조 클럽' 대박난 신세계

조성필 2023. 1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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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단일 점포로 처음… 개점 23년만
2020년 2조달성 이어 '최초' 타이틀 추가
"한국 유통업계 한 획 긋는 새 기록 써"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단일 점포로는 국내 백화점 최초다. 세계적으로도 연 매출 3조원이 넘는 백화점은 영국 런던 해러즈,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 등 손에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21일 강남점이 전날 기준으로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00년 개점 이후 23년 만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0년 최단기간 매출 1조를 달성한 데 이어 2020년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된 바 있다. 그리고 4년 만인 올해 '3조 클럽'에 입성하면서 또 한 번 최초란 타이틀을 획득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한국 유통업계에 한 획을 긋는 새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뛰어난 입지… 2030으로 고객층 확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성장 비결은 뛰어난 입지가 첫 손에 꼽힌다. 강남점은 서울지하철 3·7·9호선 환승역과 고속터미널역,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돼 있다. 내·외국인 방문이 편리한 데다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이 몰려 집객에 최적화돼 있다. 이 일대 유동 인구는 하루 평균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점 매출 절반이 서울 외 지역 방문객들로부터 발생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매출 증대는 20·30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흡수한 데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과반은 20·30세대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점이 이처럼 20·30세대로 고객층을 확장할 수 있던 것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온 영향이 컸다. 앞서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했다. 그 결과 스트리트 캐주얼, 스포츠·아웃도어 카테고리 매출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신장하면서 3조원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8층 뉴스트리트 전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VIP 잠그고, 인근 지역 호재도 잡았다

큰손으로 불리는 VIP 고객 이탈을 막는 '잠금(lock-in) 효과'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구매객 가운데 VIP 비중은 49.9%로 절반에 달했는데, 강남점은 독보적인 상품기획으로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며 프리미엄 수요를 사로잡았다. 또 3대 명품인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해 구찌,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로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 불경기에도 흔들림 없는 구매력을 지닌 VIP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올해 서초 반포, 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가 있었던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데믹 이후 가전·가구 성장세는 주춤했으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들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리빙 카테고리가 35.7%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 가구와 대형 가전이 속속 팔려나간 셈이다.

델보의 아시아 한정 상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팝업 전문 공간 '더 스테이지'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핵심은 계속된 '혁신'… 내년도 계속된다

다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혁신적인 시도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 점도 매출 급증에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강남점 1·층 사이에 자리한 '메자닌' 공간이다. 층과 층 사이 중층을 의미하는 메자닌은 소수의 프리미엄(VVIP·연 1억원 이상 구매 고객) 취향을 공략한다. 부르고뉴 와인·고급 주류 전문숍인 버건디앤과 프리미엄 니치 향수존 등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에는 라메르·스위스퍼펙션 등 하이엔드 럭셔리 뷰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스킨케어룸이 추가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메자닌 갤러리에서는 김창열 화백 등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을 소개하고 미술품 구매 등 상담을 위한 프라이빗 룸을 신설해 소수 맞춤형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팝업 전용 공간인 '더 스테이지'를 임시 매장을 위한 정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혁신 요소다. 올해 더 스테이지에서는 티파니 락(lock) 컬렉션 론칭, 루이비통 볼트 주얼리, 버버리 다니엘 리 컬렉션, 블랑팡 피트티 패덤즈 70주년 기념 컬렉션 팝업 등이 잇따라 열렸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올해 더 스테이지에서 거둔 매출이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내년도 혁신은 지속된다"고 했다. 강남점 식품관이 15년 만에 리뉴얼을 거쳐 국내 최대인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국내외 최고의 디저트만 엄선해 선보이는 스위트 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업계 최초로 위스키·샴페인 모노샵도 도입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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