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미국 이어 중동 등 신시장 개척해 국내 기업 ‘수출 플러스’ 성장 지원
한국무역보험공사
미국 에너지 프로젝트 진출 지원
영국 수출금융청 공조체계 구축
사우디 국부펀드와 금융 계약도
수출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 지난 9월(5.1%)과 10월(7.8%) 2개월 연속해서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미국의 IRA와 유럽의 핵심원자재법처럼 주요 국가들은 교역의 문턱을 높이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언제든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간 수출의 핵심축이었던 ‘반도체’와 ‘중국’을 보완할 신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금융 지원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K-SURE)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복합위기의 파고를 넘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K-SURE는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와 손잡고 국내 기업의 미국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진출을 지원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에너지 정책 전반 및 에너지 기술 R&D를 관장하며, 청정에너지 관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 기관의 협력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K-SURE가 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 에너지부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 9월에는 미국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또한 협약 체결의 후속조치로 양 기관은 실제 미국 에너지 프로젝트 진출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 10개사를 초청해 1:1 비즈니스 미팅을 실시하는 ‘미국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 지원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지난달 15일에 개최했다.
K-SURE는 이날 논의됐던 프로젝트 중 일부를 선정해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 금융지원으로 정책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실제 양 기관의 금융지원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이어진다면 외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해외 친환경 시장 진출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 3월에 K-SURE는 영국 수출금융청(UK Export Finance, UKEF)과 공동으로 영국 해상풍력 구조물 공장 프로젝트에 1억3500만 파운드(약 2140억원)의 금융을 지원했고, 11월에는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삼아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양 기관이 뜻을 모았다. 양국 대표 수출지원기관의 공조체계 구축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 시장인 영국에서 국내 기업의 수주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SURE는 또 다른 신시장으로 중동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에 K-SURE는 사우디 국부펀드(Public Investment Fund, PIF)와 30억 달러의 금융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PIF는 사우디 국가개발계획인 ‘Vision 2030’의 주요 실행기관으로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금융지원은 국내 기업의 PIF 프로젝트 참여를 조건으로 사전 금융한도를 설정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의 수주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달 말에는 PIF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국내 EPC 40여개사와 발주 예정 프로젝트 관련 1:1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벤더등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카타르 개발은행(Qatar Development Bank), UAE 수출신용기관인 ADEX(Abu Dhabi Exports Office)와 각각 신재생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제2 중동붐’ 맞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인호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이 시점에 신재생에너지와 중동시장은 큰 기회의 장(場)”이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출 플러스 전환의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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