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가듯, 문화관람 즐기듯…현충원 추모공간 ‘재창조’ 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국립서울현충원을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국립서울현충원 재창조 구상안’을 발표하고 “한 해 현충일 하루만 반짝 가는 장소로 인식돼 있는 서울현충원에 아쉬움이 컸다. 많은 사람이 산책도 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서울현충원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서울현충원을 호국의 성지는 물론 ‘핫 플레이스’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박 장관이 롤 모델로 삼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남북 전쟁, 제1·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전 등에서 전사한 22만5000명 이상의 미국 참전 용사들이 영면해 있다. 한국엔 대통령이 방미 때 참배하는 ‘무명용사의 묘’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알링턴 묘지는 내부를 순환하는 투어 모빌도 운영하고 있어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문화 공간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보훈부는 지난 6월부터 건축·조경·도시계획·생태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재창조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구상안을 작성했다. 구상안을 보면 대규모 수경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우선 담겼다. 미국의 링컨 메모리얼 리플렉팅 풀 못지않은 추모 공간으로 서울현충원을 꾸리겠다는 의미다.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와 묘지를 24시간 수호하는 군 경비체계 도입방안도 포함됐다. 박 장관은 “나라 지킨 분들에 대한 확실한 예우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훈부가 두 번째로 내건 과제는 ‘국민을 위한 문화·치유(힐링) 공간 활용’이다. 현충원 내부에 체험 공간과 원형극장 등을 조성해 맞춤형 체험교육과 문화행사를 상시 개최하고 숲길과 수목정원·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한다. 마지막으로는 ‘인프라 개선을 통한 접근성 향상’ 방안이 소개됐다. 현충원 주변 대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엔 녹지 보행로를 조성해 한강시민공원과 현충원을 도보권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동작역 출구를 현충원과 직접 연결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보훈부는 내년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해 국내·외 선진 사례 등을 반영한 기본구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용은 2800억~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훈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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