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사려 했는데 주연 배우로… “가문의 영광이죠”

정진영 2023. 12. 2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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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던 날에 '오늘 너무 쉽게 버렸다'고 할 때가 있는데, (드라마를 찍고 나니) 이런 것들도 다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것에도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태도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느낀 교훈을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12번의 죽음을 경험하는 최이재 역을 맡은 배우 서인국은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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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곧 죽습니다’ 서인국
12명 최이재, 목소리로 완성
“극한 감정 표현 재밌었다”
서인국은 12번이나 죽고 사는 걸 반복하는 최이재를 연기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그는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제가 느낀 걸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우리가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던 날에 ‘오늘 너무 쉽게 버렸다’고 할 때가 있는데, (드라마를 찍고 나니) 이런 것들도 다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것에도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태도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느낀 교훈을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12번의 죽음을 경험하는 최이재 역을 맡은 배우 서인국은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서인국은 ‘이재, 곧 죽습니다’의 원작 판권을 사고 싶었을 만큼 팬이었다고 한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만화 덕후인데 원작을 너무 재밌게 봤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며 “그 와중에 저는 최이재를 하는 거니까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서인국이 연기한 최이재는 7년간 이어진 취업준비와 취업실패, 믿었던 친구의 배신, 여자친구와의 이별에 이어 집주인에게까지 쫓겨나게 되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가 ‘죽음’(박소담)으로부터 12번의 삶과 죽음이라는 형벌을 받는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죽음을 눈앞에 둔 12명의 몸으로 들어가 그들이 죽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렇다 보니 서인국이 직접 연기한 최이재는 많이 등장하지 않고, 주로 목소리로 나온다.

하지만 이런 촬영 과정이 그에겐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머리에 총을 맞는 장면을 수차례 연기하면서 표현상 어려움이 있진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총을 맞아) 목을 하도 여러 번 꺾다 보니 담이 자주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서로 다른 배우가 최이재의 12번의 죽음을 촬영했고, 그 때 포즈와 고통 등을 감독님이 명확하게 보여주셔서 그걸 그대로 받아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엔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등 여러 명의 최이재가 등장한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느끼는 감정도 모두 다르다. 서인국은 이들이 느끼고 표현한 감정을 온전히 목소리로 담아내야 했다. 그는 “다른 배우들이 감정 표현을 어떻게 했는지 미리 감을 잡을 수 없어서 재녹음을 한 것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배우들이 표현한 최이재를 보면서 ‘진짜 최이재 같다’며 놀라기도 여러 번이었다. 서인국은 “모든 배우가 그랬다. 제가 헷갈릴 정도로 표현을 해주셔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하며 말했다.

서인국은 최이재를 연기하며 “배우로서 극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죽음을 앞두고 살기 위한 공포감을 표현하는 건 일상적인 캐릭터로는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연기적으로도 많은 걸 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인국은 ‘이재, 곧 죽습니다’의 OST에 참여하며 가수란 본업도 잊지 않았다. 최이재의 심정을 독백하듯 담담하게 표현한 곡이다. 그는 ‘이재, 곧 죽습니다’ 외에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도 출연하며 연말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서인국은 “파트2가 1월 5일에 나오니까 전 세계인이 깜짝 놀랐으면 좋겠고, 내년에 나올 제 앨범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저는 열심히 일할 예정이다. 내년에 하는 일이 전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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