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 철근 누락, 오시공이면 문제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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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아파트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났지만 해명에 급급할 뿐 공식적으로는 사과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99.5%(1436곳)를 제대로 시공했다는 점을 들어 철근 누락을 작업자 착오에 의한 '오시공'이라고 강조했다.
띠철근은 현장에서 시공 오류를 확인하기 가장 쉽다는데 이걸 수십 개나 놓쳤다는 건 관리감독 체계가 매우 허술했다는 뜻이다.
대우건설 해명의 다른 30%는 시공 품질을 문제 삼는 시행사의 불온한 저의를 부각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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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아파트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났지만 해명에 급급할 뿐 공식적으로는 사과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 이들은 언론에 A4용지 한 장 반 정도 되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철근이 빠졌어도)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설명하는 데 열변의 60%를 할애했다. 지하주차장 여러 기둥의 보강용 철근 절반을 빠뜨렸다는 사실은 “설계와 다르게 시공됐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스스로는 ‘누락’이라는 단어도 쓰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140여 가구 규모 민간임대주택의 지하 1층 기둥을 세우면서 15㎝ 간격으로 시공해야 할 띠철근을 30㎝ 간격으로 넣었다. 절반만 시공한 것이다. 이런 기둥이 모두 7개였다. 띠철근은 수직으로 심은 주철근들이 위층 무게에 눌려 휘지 않도록 중간중간 묶어서 강도를 높여주는 보조 철근이다.
대우건설은 99.5%(1436곳)를 제대로 시공했다는 점을 들어 철근 누락을 작업자 착오에 의한 ‘오시공’이라고 강조했다. 고의로 빼먹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부러 빼먹었든 실수로 빠뜨렸든 부실 시공이기는 마찬가지다. 40~50개를 빠뜨릴 수 있었다면 400~500개를 누락할 수도 있었다. 띠철근은 현장에서 시공 오류를 확인하기 가장 쉽다는데 이걸 수십 개나 놓쳤다는 건 관리감독 체계가 매우 허술했다는 뜻이다.
대우건설 해명의 다른 30%는 시공 품질을 문제 삼는 시행사의 불온한 저의를 부각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90자 정도만 회사 입장이었는데 여기에도 입주 예정자들을 향한 사과는커녕 유감의 기색조차 없었다. 철근 누락 사실이 보도된 날도, 세간의 질타가 쏟아진 뒤인 20일에도 대우건설은 홍보 자료만 배포했다.
제대로 된 건설사라면 경위를 떠나 잘못한 시공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으리고 본다.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지만 끝내 침묵하기로 한 데에는 ‘이게 사과까지 할 일인가’하는 생각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푸르지오’를 믿을 만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온 소비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다.
강창욱 산업2부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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