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기독교 140주년의 해… 기도성령운동에 적극 힘쓸 것”

장창일 2023. 12.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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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대담] 신임 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 예장백석 대표총회장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18일 서울 서초구의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대담에서 연합과 소통, 협력을 핵심 가치로 한교총을 이끌겠다고 밝히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 대표총회장이 오는 26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한다. 1978년 교단 창립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 온 장 대표회장은 연합과 소통, 협력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코로나19 이후 다시 부흥하는 한국교회의 초석을 닦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탄절을 일주일 앞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집무실에서 장 대표회장을 만났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한교총은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연합기구다. 특별히 한국 기독교 140주년의 해에 수장으로 활동하게 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일평생 하나님의 일이라면 조건 없이 계산하지 않고 순종해왔다. 한교총 대표회장에 추대해 주신 것도 순종하며 섬기라는 뜻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한교총은 연합정신을 바탕으로 공동체제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에도 좋은 교단장들이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잠언 15장 22절에 보면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무너지고 지략이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고 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 오직 성경 중심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한교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출산 문제를 비롯해 기후위기 대응, 차별금지법 반대 등 현안이 적지 않은데.

“소수자 인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포장된 차별금지법과 기독교 사학의 설립 이념을 침해하는 사립학교법, 동성결혼 합법화와 부모와 자녀 사이를 가로막는 건강가정기본법 같은 반성경적 법안을 교계가 함께 막아내야 한다. 한교총은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근거한 건강한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교회는 언제나 국가적 문제에 있어 이념을 초월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 특히 한교총은 이번 회기에 특별위원회로 존재했던 ‘저출산고령사회대책위원회’를 전문위원회로 변경했다.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함께 국민 인식을 바꾸는 활동에 주력하려 한다. 먼저 교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생명의 문화가 확산하도록 할 것이며 영유아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선제적 활동을 펼칠 것이다.”

-새 회기에 계획하는 특별한 사업이 있다고 들었다.

“내년은 ‘한국기독교 1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1884년 알렌 선교사를 시작으로 이듬해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왔고 복음을 전했다. 이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교파를 초월해 연합했고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으셨다.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영적 대각성 집회를 비롯해 임기 중 성령의 역사를 구하는 기도성령운동을 전국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한교총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가 커졌다. 정부와 어떤 협력을 구상하고 있나.

“교회의 사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부 지원 역시 이런 사업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가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 중립과 국정 최대 과제인 저출생 극복, 그리고 우리 사회의 치유와 평화,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다. 교회에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되 국가적 재난이나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교회가 힘을 모아 해결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가를 위한 일에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

-코로나19 이후 교세 하락이 가팔라진 느낌이다. 한국교회의 재도약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세 반등을 통한 성장보다 중요한 건 영적 생명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부흥과 성장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부흥은 단순히 교세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회심에서 비롯된 영적인 중생을 의미한다. 한 사람이 영적 파급력을 갖고 신앙의 성숙이 일어나 인격의 변화까지 이어지는 것이 부흥이다.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심령의 부흥이다. 한국교회는 참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교회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약 공동체로서 예배의 사명을 감당하고 신앙공동체로서 신앙교육과 경건 훈련을 통해 다음세대를 믿음으로 양육해야 한다. 교제의 사명, 봉사의 사명,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공동체가 된다면 성장에서 성숙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부흥을 이루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장종현 대표회장이 이명희 국민일보 종교국장과 대담하는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연합기구 통합도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데.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적절한 방법으로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한교총은 한기총과 통합을 전제로 2년 가까이 기관통합추진위원회를 운영해왔다. 그리고 이번 총회에서도 대표회장 회의에 위임해 통합 논의를 계속 이어가도록 조치했다. 한국교회의 연합기관 통합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지만 대사회적 역할을 잘 감당하면서 남겨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한교총은 한기총을 포용할 수 있을 때까지 통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이어갈 것이다. 한기총도 통합을 간절히 바라는 만큼 좋은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회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우선 한교총은 총선 주자 등 정치인을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 선거는 교인 각자의 뜻에 따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갈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소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정치인부터 당리당략보다 국가와 국민 권익을 우선하는 게 바른 정치다. 경제·문화·종교 모든 분야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며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 자세로 헌신한다면 우리 사회가 다시 하나가 돼 세계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1978년부터 예장백석 총회를 이끌고 있다. 동시에 다른 교단과의 지속적인 통합도 눈길을 끈다.

“예장백석 총회 소속 교회가 9000개를 넘어섰다. 모든 분열은 탐심에서 비롯된다. 우리 총회는 그동안 수차례 크고 작은 통합을 이뤄왔다. 하나가 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지만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것이다. 불평 없이 연합에 힘써준 우리 총회 목사님들께 감사드린다.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하나 되기 위해 먼저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나만 옳다는 고정관념과 교만도 버려야 한다. 우리 신앙과 삶의 유일한 표준인 성경의 정의를 이 땅에 실천하며 모든 문제의 해답을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 신학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나아가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면.

“한국의 신학교들이 1980년부터 신학대학원(M.Div.) 인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신학의 사변화다. 학문과 영성을 겸비해야 할 신학이 어느 순간부터 학문적 논의에 그칠 뿐 순종으로 이어지지 않게 된 것이다. 신학은 왜 학문이 아닌가?

성경 저자는 인간이 아니라 성령이시며 영이신 하나님은 인간의 방법으로 연구해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 신학교들이 다시 학문과 영성을 겸비한 영적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는 것 같다.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신학생이 목회자로서 신분과 소명을 분명히 인식하고 영적 지도자로서 세워질 수 있도록 커리큘럼도 성경 중심 실천적 방향으로 변화돼야 할 것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있다. 국민일보 독자들에게 성탄 인사를 부탁드린다.

“성탄의 소식 앞에 성지에서의 전쟁과 여전히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가슴 아프다. 부디 하나님의 평화가 온 세상에 깃들길 소망할 뿐이다. 독자 여러분도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고 사랑 가득한 성탄절이 되길 소망한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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