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기본으로 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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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신자들이 의미 있고 마음에 드는 교회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한 지 오래다.
이들은 지역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대신 다른 곳에서 자신의 영적 필요를 채우고 싶어 한다.
성경을 탐구하기보다는 동네 서점에서 형이상학 코너를 뒤지고, 교회 소그룹 대신 독서클럽을 선호하고, 단일 교회, 단일 교파에서 제공되는 영적 음식 대신 스스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를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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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신자들이 의미 있고 마음에 드는 교회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한 지 오래다. 이들은 지역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대신 다른 곳에서 자신의 영적 필요를 채우고 싶어 한다. 성경을 탐구하기보다는 동네 서점에서 형이상학 코너를 뒤지고, 교회 소그룹 대신 독서클럽을 선호하고, 단일 교회, 단일 교파에서 제공되는 영적 음식 대신 스스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를 더 선호한다.
그러면서 제도권 교회에서 공급됐다고 생각되면 일단 의심의 눈초리부터 보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이런 데도 쓰이나 보다.
물론 기존 교회가 ‘교회 안 나가는’ 사람들과 관계를 끊으려고 작정한 건 아니다. 그 반대다. 어떤 식으로든 접촉하고 포용하려고 애써 왔다. 예를 들어 ‘교회 성장 운동’은 화려한 홍보와 현란함을 무기 삼아 구도자에게 민감하게 접근했는데, 목표는 ‘교회 밖 사람’에게 걸리적거리는 것, 생소하다고 여겨지는 것,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모든 교회 전통을 제거해서 교회 밖 사람들에게 교회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방식은 교회를 더 낯선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 초현대식 건물 안에서 초대박 빈약한 신학을 감추려고 강력하고 감성적인 찬양과 설교 예화가 준비됐고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통로엔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환상과 낭만 가득한 나라 출신의 커피가 제공된다.
예배는 다섯 곡 이상 경배와 찬양이 치밀하게 곳곳에 준비되고 설교는 테드(TED) 강연처럼 유창하고 모든 기도에는 감성적인 배경 음악이 깔려야 한다. 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나, 표정이 얼마나 변했냐에 따라 예배의 성공 여부가 갈린다.
어떤 교회는 ‘교회 밖 사람’에게 다가가려고 또 다른 방식을 시도한다. 고리타분한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것, 율법과 복음의 딱딱한 설교, 목사도 낯설어하는 성찬식 등등 제도적이고 일방적인 모든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니 교회가 그런 족쇄에서 풀려야 한다며 더 파격적이고 감성적인 예배를 도입했다.
이들 눈엔 교단과 교회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왁자지껄 맥주 마시는 펍(Pub)이나 자유로운 신체 접촉과 대화가 오가는 거실로 교회 제단이 옮겨졌고 설교는 일상적인 이야기, 모두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정도로 가볍게 터치하면 그만이고 대신 열린 대화에 누구나 열정을 다해 참여한다. 이들은 관대한 포용과 자유의 정신을 따라 교회를 만들어 간다.
또 어떤 교회에선 일방적이고 틀에 박힌 성찬예식 대신 각자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는 공동식사가 성찬례의 대안으로 들어선다. 이 같은 교회 성도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 열린 태도다. 교회의 제한 없는 포용성이야말로 교회에 불만을 가진 잠재적 탈진 신자들을 돌려세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건 사실이다. 교회 성장 운동과 다양한 형태의 교회 운동은 수많은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관심을 두게 했다. 하지만 이런 운동들이 기독교의 풍성한 깊이를 전하는 데 있어 얼마나 정확했고 효과적이었는지 또 그런 변화된 형태의 교회와 예배가 얼마나 유효할 것인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목사와 교인이 만들어내는 교회와 예배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일은 ‘우리가 정말 하나님이 만들어낸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몸인지’ 돌아보는 일이다. 그리스도와 상관도 없는 곳을 교회라고 할 수는 없다. 기초 없이 쌓아 올린 집은 언제라도 무너지고 만다.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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