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7세 만학도들의 특별한 성탄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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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7세 만학도들이 학업 열정을 불태우는 2년제 진형중·고등학교.
성탄절을 닷새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학교 강당에선 찬양이 울려 퍼졌다.
이 학교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찬양예술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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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앞두고 이틀간 찬양예술제
열흘간 공들인 찬양·율동 선보여
“배우지 못했던 한 풀게 돼 감사”
평균 연령 67세 만학도들이 학업 열정을 불태우는 2년제 진형중·고등학교. 성탄절을 닷새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학교 강당에선 찬양이 울려 퍼졌다.
“아름다운 사랑을 나눠요, 주님의 사랑을”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등 찬양을 부르는 만학도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았다. 빨간색 하트가 그려진 악보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산타 모자와 사슴뿔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율동도 따라했다. 반 박자씩 느리게 율동을 따라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진지한 눈빛에 만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 학교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찬양예술제 현장이다. 학생들은 주로 청소년기 여러 이유로 학업을 그만뒀다가 인생 후반기에 재도전하는 이들이다. 못배운 한을 풀고자 다시 책을 펴고 연필을 손에 쥐었다.
학생들은 방학과 성탄절을 앞두고 열리는 이 행사를 위해 열흘 동안 찬양과 율동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지난 학기 동안 공부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1년간 고생한 학우를 격려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총학생회장 박정원(63)씨는 공부가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2년 전 부산에서 상경했다.
박씨는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다”면서 “선생님들이 보여주신 헌신과 사랑 덕분에 배우지 못했던 한을 이제야 풀게 돼 감사할 뿐이다. 하나님께도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훔쳤다. 옆에 있던 원종남(68)씨 역시 “공부할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았고 또 공부하고 나면 하나님이 내게 맡기실 일이 있을 것 같아 입학하게 됐다”며 “미션스쿨인지 모르고 왔는데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찬양을 연습하며 이번 기회에 학우들 모두 예수님을 믿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특히 옆에 계신 윤연례 학생회 부회장님이 불자이신데 찬양하시는 걸 보며 더 큰 감동이 됐다”고 덧붙였다.
2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박씨와 원씨는 배운 것을 사회를 위해 쓰고 싶다고 했다. 원씨는 한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홍형규 교장은 “2016년 이 학교에 부임하며 학생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의 탄생과 의미를 기렸으면 하는 마음에 찬양제를 시작했다”며 “과거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학생들이 뒤늦게 만학의 꿈을 꾸고 배움에 행복을 느끼는 걸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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