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이름을 붙이는 작가 단춤과 <이달의 마음>
Q : 자신을 소개한다면
A : 인형 제작자이자 만화가. 인형 제작을 시작으로 캐릭터를 구상하고 만화를 그리며, 회화 작업으로 색감을 불어넣는다. 계절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일어난 감정을 기록하는 중.
Q : ‘단춤’이라는 어감이 참 좋다. 작가명은 어떤 의미인지
A : 순수 우리말로 ‘기분 좋게 추는 춤’이라는 의미다. 사람들이 편안한 시선으로 즐겁게 작업을 봐주면 좋겠다는 바람에 지은 이름.
Q : 지난가을에 〈이달의 마음〉을 출간했다. 첫 만화 에세이인 만큼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A :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미워하는 마음에 지친 당신에게, 내 안의 다정함을 잃어버린 것 같아 슬픈 당신에게, 모든 계절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전하는 책이다. 다정이란 불씨를 꼭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모닥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의 노력과 애정이 들어가는지 다시 느낄 수 있어 더욱 각별했다.
Q : 모든 원고의 토대가 연필과 펜이다. 종이에 그리는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면
A : 손에 맞는 연필을 고르고, 단정히 깎아 손질하는 일종의 의식을 좋아한다. 직접 물성에 닿아가며 작업한 작품에는 내 고민과 시도가 고스란히 담기기 마련이다. 선이 여러 번 갔다가 지워진 흔적이나 꾹꾹 눌러쓴 자국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원화의 재미이자 종이와 연필만이 가진 매력.
Q : 색지를 오리고 붙여 만든 원화 작품으로 책이 시작된다. 다양한 기법의 아트워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
A : 인형을 만들고 만화를 짓기 이전에 한국화를 전공했다.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회화 작업과 결합하려는 시도를 거듭했고, 현재는 콜라주로 정착한 상태. 덕분에 작품 형태가 훨씬 다양해졌다.
Q : 봄부터 겨울까지, 달마다 두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24편의 만화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에피소드
A : 11월 〈당당함 그 속의 이유〉를 적는 내내 마음을 많이 썼다. 어려운 일을 혼자 해결했을 때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버거운 마음이 들어 쓰게 된 이야기다. 괜스레 ‘해냈다!’고 당당해지고 싶은 마음이 사실은 애쓰고 있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였다는 걸 깨닫자마자 내가 애잔해지더라. 부디 홀로 서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당당함 속에 어떤 감정을 마주하더라도 무너지지 않길, 스스로 다독이길 바란다.
Q : 단춤의 이달의 마음은
A : 느리게 걸음을 옮기며 환호하거나 울음을 터트리면서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는 달이다. 여느 때와 같이 추운 겨울이 오지만 그럼에도 독자들과 함께한 해는 아름답고 따뜻했다. 모두 마음을 담아 밝힐 수 있는 최대의 빛으로 마지막 달을 장식하길. 사랑을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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