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홍해 보호 국제 대응” 요청…정부, 청해부대 파견할지 검토
정부가 홍해 항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청해부대 파견 등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친(親) 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세력 후티가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공격하는 행태가 국제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해는 연간 2만여 척의 선박이 통항하는 국제 주요 항로로, 최근 1년간 통항한 우리 선박 역시 540여척에 달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40여 개국이 참여한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무모한 후티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확고한 국제적 대응을 요구한다”며 병력 파견 등 각국의 기여를 요청했다. 우리 측에선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날 화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실 등과 논의해 청해부대 파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홍해를 지나는 우리 선박에 대한 안전 확보 필요성을 중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의 관계 등을 감안해 청해부대 파견이 아닌 외교적 지원 등 제3의 방식으로 홍해 항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20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홍해에 군함을 배치해 달라는 미국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호주가 지원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외교적 지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는 지난달 1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소 10척의 선박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무인항공기(UAV) 공격을 가하는 등 점차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대형 해운회사들이 잇따라 소속 선박의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임 및 국제유가 상승, 운송 지연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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