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평화의 소녀상' 첫 전시한 감독, 우익 의사 상대 손배 승소
2019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 공공시설에서 처음으로 전시했던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감독이 유명 우익계 의사 다카스 가쓰야(高須克弥)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0일 NHK가 보도했다. 다카스씨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전시 비난 글이 쓰다 감독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NHK에 따르면, 이날 도쿄지방재판소는 "다카스씨의 사회적 영향력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더 커졌다"며 "250만엔(약 2300만원)을 배상해아 한다"고 판결했다.
2019년 다이스케 감독은 일본 대형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란 전시를 열었다. 그는 이 전시에서 모형이 아닌 평화의 소녀상 실물을 일본 공공미술관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하지만 일본 우익 세력이 거세게 항의한 데다, 정부가 예술제의 보조금을 감축하겠다고 나서면서 전시는 개막 사흘 만에 중단됐다. 당시 예술제에 참여했던 작가 72명이 "정치적이고 폭력적인 개입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결국 평화의 소녀상은 이로부터 1년 8개월 뒤인 2021년 7월에서야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에 전시됐다.
다카스는 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당시 트위터(현 X)에 전시를 "반일 선전", "불쾌한 존재" 등으로 표현하는 글을 올렸다. 또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장이었던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의 해직 청구를 주도하기도 했다.
다카스는 유명 성형외과 체인 '다카스 클리닉'으로 큰돈을 벌어 우익 활동을 펼치는 의사로 유명하다. 2017년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의 회고록 원본을 27만 5000달러(약 3억 6000만원)에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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