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해 항로 보호' 요청에…한국, 청해부대 파견 검토한다
정부가 홍해 항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청해부대 파견 등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세력 후티가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공격하는 행태가 국제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해는 연간 2만여 척의 선박이 통항하는 국제적 주요 항로로, 최근 1년간 통항한 우리 선박 역시 540여척에 달한다.
후티는 지난달 1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소 10척의 선박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에 대해서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무인항공기(UAV)로 공격을 가하는 등 점차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계 6위 해운사인 대만의 에버그린 등 주요 해운사들이 줄줄이 홍해를 통한 운송 중단을 선언한 이유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를 주재해 “무모한 후티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확고한 국제적 대응을 요구한다”며 병력 파견 등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기여를 요청했다. 우리 측에선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날 화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실·외교부 등과 논의해 청해부대 파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측의 기여 요청과는 별개로 홍해를 지나는 우리 선박에 대한 안전 확보 필요성을 중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청해부대 파견이 아닌 외교적 지원 등 제3의 방식으로 홍해 항로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홍해 일대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한 항행의 자유 등 국제질서 위협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상황과 관련한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유관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현지 공관에서 홍해 항로의 안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예멘 한국대사관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홍해 상 예멘 인근 해역 항행 안전 유의'란 제목의 공지글을 올려 “후티 반군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물자가 반입되지 않으면, 국적을 불문하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의 항행을 막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홍해의 예멘 인근 해역을 운항하거나 할 계획인 우리 선박들은 항해 안전에 각별한 유의를 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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