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싸움 빅매치' '김다인 공백에도 현대건설 9연승 1위 지켰다···흥국생명 시즌 첫 연패[IS 인천]
이형석 2023. 12. 20. 21:11
주전 세터 김다인이 빠졌지만, 현대건설이 '라이벌' 흥국생명을 상대로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지켰다.
현대건설은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원정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16, 25-20)로 이겼다.
현대건설은 이날 주전 세터 김다인이 빠졌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김다인이 독감에 걸렸다"며 "현재 격리한 상태이며 오늘 경기엔 결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사랑이 김다인을 대신해 스타팅 멤버로 출전할 계획"이라며 "김사랑은 움직임이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속공 타이밍이 좋다"고 전했다.
김다인의 공백이 우려됐지만 현대건설은 탄탄했다. 11월 16일 IBK기업은행전을 시작으로 9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가장 최근 패배는 지난달 12일 흥국생명전(2-3)이었다. 이후 한 달 넘게 패배를 잊었다.
현대건설은 승점 40(13승 4패)을 올리며 흥국생명(승점 36·13승 4패)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다. 두 차례 모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한 현대건설은 기분 좋게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졌더라면 선두를 내줄 뻔했지만, 최근 뺏어온 1위 자리를 사수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24득점을 올렸다. 미들 블로커 양효진이 15득점,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가 14득점을 기록했다.
기선제압은 흥국생명의 몫이었다. 9-8에서 상대 범실로 달아난 뒤 10-8에서 긴 랠리 끝에 이주아가 상대 모마의 공격을 가로 막아 11-8을 만들었다. 이어 세터 이원정의 페스페인트로 12-8. 김연경은 12-9에서 현대건설 이다현의 공격을 블로킹했고, 이어 공격 득점으로 14-8을 만들었다. 18-16, 20-17에서 득점한 김연경은 23-18에선 백어택 공격으로 흥국생명의 세트 포인트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이후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범실까지 나오면서 24-23까지 쫓겼다. 흥국생명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1세트 마지막 포인트를 올려 흥국생명이 웃었다. 중요할 때마다 블로킹(5개-1개)이 터졌다.
2세트는 현대건설이 6-0으로 앞서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흥국생명은 이원정에서 박혜진으로 세터를 교체하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 현대건설은 중반부터 추격을 허용하더니 20-17까지 쫓겼다. 23-18로 달아났다가 재차 23-21로 쫓겼고, 24-21에서 24-2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모마가 퀵오픈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건설이 3세트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6-8에서 상대 범실에 이은 모마의 백어택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9-9에서 김주향-양효진의 연속 득점에 이어 김사랑의 서브에이스, 모마의 블로킹으로 13-9로 달아났다. 14-11에서 연속 3점, 17-12에서 연속 5점을 뽑아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고 왔다.
4세트는 주고받는 접전이 펼쳐졌다. 현대건설이 15-17에서 상대 범실로 추격한 뒤 모마의 연속 백어택으로 18-17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양효진이 흥국생명 옐레나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19-18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분위기를 갖고 왔다. 23-20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미르의 서브에이스까지 터졌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후 "김사랑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 두 명이 아닌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쳐 승리 의지가 돋보인 경기였다"고 흡족해했다. 신예 세터 김사랑은 "긴장을 많이 했다. 흥국생명이 강팀이고 관중도 많아 더 긴장했다. 그래도 이에 신경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 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흥국생명은 옐레네가 27득점, 김연경이 22득점을 뽑아 52점을 합작했지만 상대보다 두 배 더 많은 범실(29개-13개)로 무너졌다. 결국 이번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끔직한 경기(terrible match)였다. 범실 29개가 나왔다. 어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상대의 경기력과 관계 없이 우리 스스로에 문제가 있었다. 상대가 주전 세터 빠졌음에도 왜 이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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