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낙서해놓고…“전 예술한 것, 전시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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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 낙서테러 모방범죄 피의자가 20일 "그저 낙서다. 다들 너무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검거된 10대 낙서 테러범 2명도 10만원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복궁 모방 낙서테러 피의자 A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문화재에 낙서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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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 낙서테러 모방범죄 피의자가 20일 “그저 낙서다. 다들 너무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이후에도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전날 검거된 10대 낙서 테러범 2명도 10만원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 사이에 퍼진 자기과시와 ‘그라피티’ 문화가 문화재 훼손 범죄를 예술 행위로 합리화하는 잘못된 행태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낙서 범죄로 훼손이 된 문화재는 최근 10년 새 21건으로 집계됐다.
경복궁 모방 낙서테러 피의자 A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A씨는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썼다. A씨는 지난 17일 범행 직후 ‘인증 사진’까지 블로그에 올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문화재에 낙서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경찰에 붙잡힌 경복궁 1차 낙서범 2명도 경찰 조사에서 “SNS를 통해 모르는 이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범행 장소나 문구는 의뢰인이 지정해줬다며 범행 대가로 1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해당 의뢰인을 쫓는 동시에 10대 피의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문화재 훼손은 끊이지 않는다. 국민일보가 문화재청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일어난 문화재 훼손 범죄는 21건이다. 경복궁 낙서 테러를 포함해 약 3분의 1이 낙서 테러였다. 2014년 합천 해인사, 2014년 서울 한양도성, 2015년 충남 아산 당간지주, 2017년 울산 언양읍성, 2018년 부산 금정산성에서 낙서로 인한 훼손이 확인됐다. 2014년 한양도성의 경우 페인트칠과 스프레이 낙서 흔적이 119개나 발견됐다.
경복궁 낙서 테러처럼 젊은이들이 ‘반달리즘’(문화재 훼손파괴)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문화재 훼손을 일종의 자기과시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젊은층에 유행처럼 번진 그라피티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는 “그라피티의 근본적 동기는 자신의 영향력 표시다. 사회적 반응을 가장 크게 일으킬 수 있는 대상으로 다른 일반적 건물보다 문화재를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라피티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과 삼지 않아야 할 것을 분별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사례를 봤을 때 솜방망이 처벌로는 우리 문화재를 절대로 지켜낼 수 없다”며 “이번에 강력한 처벌로 좋은 본보기를 꼭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주변에 CCTV 설치 대수를 늘리는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명예교수는 “CCTV로 누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심리적으로 범죄행위에 대한 억제력이 생긴다. 인력 한계로 24시간 순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CCTV 설치 대수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20여대의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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