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3강 독주 깬 돌풍의 지로나, 어떻게 강팀됐나

박구인 2023. 12.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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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나FC가 스페인 라리가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무명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로나는 1999년까지 카탈루냐 지역 리그(5부)에 몸담은 다소 생소한 팀으로 분류된다.

지로나는 20일 현재 14승2무1패(승점 44)로 리그 1위다.

레알 마드리드(42점)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상 35점)가 지로나의 발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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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나FC 선수들이 지난 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골이 나온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지로나FC가 스페인 라리가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무명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라리가 3대장’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밀어내고 우승하는 기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로나는 1999년까지 카탈루냐 지역 리그(5부)에 몸담은 다소 생소한 팀으로 분류된다. 2017-2018시즌 처음 1부에 승격했지만 하위권에 머물다 강등됐다. 재차 승격한 지난 시즌도 10위에 그쳤다.

올 시즌엔 다른 팀이 됐다. 지로나는 20일 현재 14승2무1패(승점 44)로 리그 1위다. 레알 마드리드(42점)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상 35점)가 지로나의 발밑에 있다.

지로나가 강팀이 된 배경으로는 수월한 선수 영입, 빅클럽 시스템 도입 등이 꼽힌다. 지로나는 2017년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가 세운 시티풋볼그룹(CFG)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가입한 클럽 중 하나다.

영국 BBC는 “맨시티의 전문성, 시스템, 문화 등이 지로나에 전수됐다”고 분석했다.

지로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능력을 갖췄으나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구상에 맞지 않는 유망주를 적극 수혈했다. 알레시 가르시아, 얀 코투, 앙헬 에레라 등 맨시티 출신이거나 임대된 선수들이 합류했다. 브라질 윙어 사비우는 CFG와 협약을 맺은 트루아(프랑스)에서 임대 영입했다.

지로나에는 나이와 국적이 다양한 선수들이 모였다. 독특한 스쿼드를 갖췄지만 팀을 하나로 만들 지도자가 필요했다. 미첼 산체스 감독이 그 역할을 맡았다.

2018년 라요 바예카노, 2020년 우에스카의 승격을 이끈 산체스 감독은 2021년 부임 후 곧바로 지로나를 1부 무대에 복귀시켰다. 그는 선수들과 두루 소통했고, 조직력을 강조했다.

팀이 나아갈 방향도 명확히 제시했다. 산체스 감독은 지독한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 지로나는 올 시즌 리그 최다인 41골을 넣고 있다.

지난 11일 바르셀로나전은 그의 축구 철학이 진하게 묻어난 경기였다. 3-2로 앞선 경기 막판 공격수 2명이 교체 투입됐다. 빅클럽을 상대로 수비나 체력이 아닌 공격을 강화했다. 지로나는 추가골을 곁들여 4대 2로 이겼다.

산체스 감독은 “확률적으로 공격수를 넣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라리가에선 2003-2004시즌 발렌시아의 우승 이후 바르셀로나(11회)와 레알 마드리드(6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회)만 번갈아 정상에 올랐다. 지로나는 20년 만에 리그 3강의 왕좌 독식을 깰 팀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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