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發 인플레 우려 '고개'…한은 총재도 "긴장 풀긴 일러"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예멘의 반군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국제유가가 이틀 내리 상승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우려에 완화됐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요.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점검 설명회 모두발언에서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풀긴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에 이틀 내리 오르며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자 영국 최대 선유 기업 BP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 운항 중단을 선언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후티 반군의 위협에 맞서 미국 등 10개국은 홍해 지역 안전을 위해 다국적군을 결성했지만 홍해 지역의 긴장은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 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교역로로 꼽히는데, 이곳에 전운이 감돌자 선박들은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희망봉 항로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항로를 거치게 되면 운송 기간이 7일에서 많게는 15일 가까이 지연돼 최소 100만 달러에 달하는 추가 운임료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높은 운임료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 상승이 유가 반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고 BBC는 "추가 비용 전부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과 비용 증가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증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이언 크라웨즈 / 샤프 인베스트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 투자자들은 홍해에서 선박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고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된다면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반등하고 있는 국제유가에 경계감을 드러내며 물가 목표 달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이, 'Last mile'이라고 보통 표현하는데, 지금까지 보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임민영, CG : 신현호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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