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거망동 말라"…한·미·일, 대규모 정밀타격 가능한 B-1B 띄워 경고
한·미·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 연합 공중훈련으로 공개 경고에 나섰다. 대규모 폭격이 가능한 미 전략폭격기를 전격 투입하며 ‘경거망동하지 마라’는 대북 메시지를 낸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0일 미 B-1B 전략폭격기가 출격한 가운데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B-1B를 엄호하는 방식으로 제주 동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진행됐다. 합참은 “올해 미국 전략폭격기의 13번째 한반도 전개”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0월 22일 실시된 사상 첫 3국 연합 공중훈련에선 미 B-52H 전략폭격기가 주축을 이뤘다. 핵 탑재가 가능한 B-52H는 당시 한국 공군기지에 처음 착륙하기도 했다. 유사시 언제든 북한에 핵 투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B-2, B-5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핵무기 공격 능력은 없지만 다른 전략폭격기의 약 2배에 해당하는 무장량을 갖추고 있다. 괌에 전진 배치될 경우 2시간 안에 한반도로 와 북한에 저공으로 침투한 뒤 재래식 정밀타격무기로 대규모 폭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전략자산 중 하나로, 대북 억제력이 필요할 때 미국이 뽑아드는 카드다. 지난해 11월 B-1B는 한반도에 5년 만에 등장했는데, 당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포병 사격이 연일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지난 2월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다음날 바로 B-1B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
최근 한반도에 출격한 건 지난 8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때였다. 해당 훈련은 당초 B-1B 투입 없이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으로 계획됐다가 훈련 6일 전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두 번째 발사를 실시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날 B-1B의 출격은 북한의 ICBM 무력시위를 직접 겨냥했다. 북한은 지난 17일 심야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이어 다음날인 18일 아침 고체연료 기반 ICBM 화성-18형의 세 번째 시험발사를 실시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정상각도 발사시 사거리 1만5000㎞인 화성-18형은 미 본토를 향한 직접적 위협이기 때문에 상응하는 군사적 행동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 한·미·일이 전날(19일)부터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정식 가동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국 공조 태세를 확인하는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은 내년부터 2년간 정해진 훈련 일정에 따라 연합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질 때 3국이 비정기적으로 실시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과 대잠전 훈련 등을 앞으로는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합참 관계자는 “고체추진 ICBM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의 능력을 강화하고 강력한 공동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훈련을 계획했다”며 “3국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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