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없음'이 입장... 송영길 구속에 침묵하는 민주당

박소희 2023. 12.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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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송영길 전 대표 구속에 침묵했다.

- 송영길 전 대표 관련해서 따로 입장을 내실 계획이 있나."..."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송 전 대표가) 탈당한 상태라 개인의 문제에 대해서 당이 공식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의원은 "(사실관계는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어쨌든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됐다는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명할 필요는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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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묵묵부답, 김영진은 사견 전제로 "죄송"... 우상호 "전직 대표인데 침묵? 부적절"

[박소희 기자]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송영길 전 대표 구속에 침묵했다. 민주당은 이틀째 '입장 없음'으로 입장을 갈음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 차원의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송 전 대표 구속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나러 떠났다.

- 송영길 전 대표 관련해서 따로 입장을 내실 계획이 있나.
"..."

- 당 대표를 맡았던 분이 구속됐으니까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입장이 나와야 되는 게 아니냐, 무책임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가.
"에..."

- 송 전 대표에게 외부인 접견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

'책임 있는 입장' 요구에도... "탈당하신 분"

이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직접 선을 그었다. 그는 "불미스러운 사안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과정에서 한 캠프에서 비밀스럽게 일어났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당이 인지하고 조치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지점이 있다"며 "김기현 (전 국민의힘) 당대표도 동일하게 당대표 선거를 하지 않았나? 그 사안 하나하나를 다 국민의힘에서 책임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취재진의 질문에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송 전 대표가) 탈당한 상태라 개인의 문제에 대해서 당이 공식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도 관련 질문에 송 전 대표를 "탈당하신 분"이라고 지칭하며 "공식 입장은 없다"고 얘기했다. 또 "사안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송 전 대표의) 탈당 상태를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상호 의원은 "(사실관계는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어쨌든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됐다는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명할 필요는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은 민주당 구성원이 아니지만 그래도 한때 민주당의 대표였던 분이 구속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하는 것은 제가 봐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민주당 혁신을 주장해온 '원칙과상식'도 19일 성명을 내고 "먼저 민주당의 구성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송 전 대표 구속을 계기로 민주당의 도덕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데도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에서는 사과 한마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국민은 정체성을 잃은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면 먼저 우리 민주당이 도덕성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 길은 통합비대위"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구속=86 퇴출론'까지... 우상호 "일반화 오류"

다만 우상호 의원은 이번 일을 '86세대 퇴출론'으로 연결짓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영남사람이 범죄에 연루되면 개인 아무개가 범죄 저지른 거고, 호남 사람이면 호남 사람은 다 범죄자라고 일반화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송영길 대표가 구설수에 휘말렸다고 해서 86그룹 인사가 다 그런 구설수에 휘말리는 건 아니지 않나. 제가 재선 때부터 386 물러가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20년 들으니까 사실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남겼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저희들(86세대)이 무슨 과거 군 하나회나 지금 윤석열 사단처럼 우리끼리 모여서 '우리가 한 번 해먹자' 그런 적은 없다"며 "집단적으로 몰아서 퇴출대상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86세대가 오히려 윤석열 정부와 싸워서 이걸 멈춰 세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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