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조폭 75% 시대...울산 '목공파' 45명이 따로 독립했다
울산의 유명 조직폭력배 목공파. 2000년대 초반 와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20년대 들어 흩어져 있던 조직원들이 조직 재건에 나섰다. 그러나 목공파 내에서도 기성세대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MZ 조직원 입장에선 “나이 많은 선배들이 자주 ‘집합’을 시켜 괴롭히고 이윤 배분을 공정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여갔다. 결국 20~30대 조직원 45명은 2021년 3월 반기를 들고 독립했다. “우리가 목공파 재건의 주역이 되자”면서다.
이들은 30대 조직원 A씨를 두목으로 추대하고 미성년자 조직원까지 새로 끌어들였다. 수익은 불법 도박장 운영을 통해 거뒀다. 오프라인에선 울산에 홀덤펍을 열어 몰래 불법 도박장으로 악용했고, 온라인에선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도박 사이트의 경우 전국의 다른 조폭 27개 파의 MZ 조직원 등 36명과 공동으로 관리했다. 울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신흥 목공파의 두목 A씨 등 45명(11명 구속)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8월부터 이달 16일까지 ‘하반기 조직폭력 범죄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1183명을 검거하고 이 중 189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당 범죄와 관련한 54억 6000만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수사 결과 붙잡힌 조폭 가운데 30대 이하인 경우가 888명(75%)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3~7월) 조폭 집중단속 당시 30대 이하가 57.8%였던 점과 비교하면 수치가 17%포인트 넘게 증가한 것이다.
신흥 목공파처럼 MZ세대들로만 구성된 조폭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안양시 한 주점에서 전국의 21개 조폭 내 2002년생 조직원들이 모여 MZ조폭인 ‘전국회’를 결성한 것으로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적발했다. 충남청은 지난 9월 전국회 조직원 37명(2명 구속)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청에 따르면 과거 기성세대 조폭은 엄격한 상하 질서의 집단을 중요시하지만, MZ 조폭들은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해서 그들만의 조직 신설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경찰청은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고 전국구로 활동하는 것도 MZ 조폭들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주요 수익원이 불법 도박 사이트 등 온라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지역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의 하반기 단속결과를 범죄유형별로 살펴보면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잡힌 경우(262명, 22.1%)가 가장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더욱 강력하게 MZ 조폭들을 단속하겠다”며 “범죄 피해자나 신고자의 신원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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