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애들은 욕 달고 다녀" 인천시의회의장 비하 발언 사과
허식 인천시의회의장은 20일 “미추홀구 주민들에게 지역 폄하 발언으로 비춰진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대시민 보고회에서 자신이 한 축사가 미추홀구를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9일 오전 인천항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대시민 보고회에서 나왔다. 이날 허 의장은 축사를 하던 중 “지난주에 만난 한 기자가 자신은 청라 살다가 미추홀구로 이사 왔는데 두 가지 면에서 다시 청라나 송도로 가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허 의장은 “(그 기자는)‘첫째는 애들이 초등학생인데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청라에선 그런 걸 못 봤다’고 했다”면서 “‘청라엔 호수공원이 있어서 쾌적하고 산책하기 좋았는데 이쪽에 오니까 그런 물이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는 “동구하고 중구는 (제물포르네상스 용역에서도) 물 (관련 사업)이 빠져 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제물포 르네상스 관련 용역에 중구·동구·미추홀구 등 인천 원도심의 친수공간 사업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후 지역 정가에선 허 의장의 발언이 미추홀구를 비하하는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은 “본인은 원도심을 생각해서 한 말이라고 하지만 미추홀구 주민들을 어떻게 인식하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허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구나 동구가 친수공간이 부족한 점을 언급하다가 나온 이야기다. 주민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향후 언행을 조심해 300만원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 의장은 지난 10월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회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 개막식 축사에서 “인천 교육이 교묘히 공산주의를 교육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7월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당장 문재인부터 검찰 소환해라. 지금 당장 문재인부터 잡아넣어라.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구속하라. 경찰 나부랭이들 그때도 까불면 전부 형사처벌해라. 이건 내전 상황이다’라는 글을 게재해 인천경찰청 직장협의회 회장단이 허 의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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