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봉사해온 공도연 할머니, 시신 기증으로 마지막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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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와 '봉사왕'으로 불리었던 고 공도연 할머니가 시신까지 주고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의령군은 공도연 할머니가 지난 9월 13일 별세했고, 고인의 유지에 따라 시신을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자녀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할머니 시신을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에 보내, 해부학 연구를 위한 실습용으로 기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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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의령 봉사왕 공도연 할머니의 영정과 훈장. |
ⓒ 의령군청 |
평생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와 '봉사왕'으로 불리었던 고 공도연 할머니가 시신까지 주고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의령군은 공도연 할머니가 지난 9월 13일 별세했고, 고인의 유지에 따라 시신을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봉사일기>를 써 왔던 공 할머니는 2002년 11월 12일 쓴 일기에서 "저희 집은 복판 가운데 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 아픈 사람이 차에서 내리고 하는 게 사방에서 다 보이는데 일일이 모두 다 보살피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써놓기도 했다.
공도연 할머니는 1999년부터 써온 <봉사일기>만 남겨두고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마지막 봉사는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는 것이었다.
자녀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할머니 시신을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에 보내, 해부학 연구를 위한 실습용으로 기증됐다. 지난해 별세한 남편 박효진 할아버지 시신 역시 같은 곳에서 같은 용도로 쓰이게 돼 있다.
부부는 현재 병원 냉동고에서 마지막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 의령 봉사왕 공도연 할머니의 일기장. |
ⓒ 의령군청 |
▲ 의령 봉사왕 공도연 할머니의 일기장. |
ⓒ 의령군청 |
공 할머니는 일기장에 "가난해 보지 못한 사람은 가난의 아픔과 시련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잘살아 보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다면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없는 자의 비애감을 내 이웃들은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온갖 봉사 활동에 마을주민들은 고마움으로 1976년에 송산국민학교에 '사랑의 어머니' 동상을 건립하기도 했다.
또 고인은 1985년에는 주민들이 의료시설이 없어 불편을 겪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대지 225㎡를 구매헤 의령군에 기탁해 송산보건진료소 개설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할머니는 50년 세월 동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 불우이웃 돕기 성금 기부, 각종 단체에 쌀 등 물품 기탁 등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본인의 돈을 내놓았다.
의령군은 "부랑자나 거지를 길에서 만나고, 이웃에 누군가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들을 새면 쌈짓돈과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부리나케 챙겨 주변 사람을 도왔다"라며 "공 할머니는 물질적 기부는 물론이고 시간을 들여 직접 행동으로 자원봉사 활동에도 나섰다"라고 소개했다.
장남 박해곤(63)씨는 "발인을 못 해 자식으로 마음이 안 좋지만, 이것도 어머니의 뜻이었다. 차가운 병원에 누워계시지만, 아버지와 같이 계셔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딸 박은숙(61)씨는 "봉사는 엄마의 삶의 낙이었다. 일찍부터 마음 그릇이 컸다. 해부학 연구가 끝나고 선산에 어서 모셔 큰절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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