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콜로라도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못한다

1868년 첫 도입, 적용은 처음…"선거 패배 후 의회에 반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아이오와주 포트닷지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기 위해 폭력과 불법적인 선동을 독려했다며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미 국회 의사당에 대한 반란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콜로라도주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이날 “4대 3의 다수의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수정헌법 14조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후보로 등록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라고 판결했다.

이날 인용된 수정헌법 14조3항에는 취임한 공직자가 ‘반란을 일으키거나 적에게 편의를 지원한 경우’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내용은 1868년 남북전쟁 당시 전쟁범죄를 일으킨 반란군이 국회 입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된 조항으로, 도입된 이후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판결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내린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주에서 대선후보 경선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25개 이상의 주에서 그의 입후보 자격 관련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은 큰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AP통신은 “다른 주 법원들도 곧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자격에 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며 “다른 주의 법원들도 콜로라도주의 판결을 따라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스티븐 청 트럼프캠프 대변인은 “콜로라도 대법원은 말도 안되는 판결을 내렸다”며 “우리는 즉시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며 정치적인 판결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제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연방 대법원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종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이날 콜로라도 대법원도 이를 의식한 듯 최종 결정을 콜로라도 공화당 경선 후보 마감 직전인 1월4일로 일시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