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두 갈래 길…‘총선 승리’ 박근혜냐, ‘참패’ 황교안이냐

이종선 2023. 12.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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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여권이 한 장관에게 가장 기대하는 모델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케이스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첫 2~3주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르게 움직여야 정치권 안착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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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조기 등판시켜 구원투수 역할을 맡길 방침이다.

한 장관의 최대 과제는 국민의힘의 내년 4월 총선 승리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견제론’이 높은 상황에서 쉽지 않은 숙제다.

여권이 한 장관에게 가장 기대하는 모델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케이스다. 또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이회창 선대위원장’도 성공 모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실패 사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지된다.

‘박근혜 비대위’는 이명박정부 말기였던 2012년 4월 11일 실시됐던 총선을 석 달여 앞뒀던 2011년 12월 27일 출범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디도스 사태(한나라당 보좌진의 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 공격 사건)’ 등으로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등장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택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때 비대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박근혜 비대위’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한나라당은 패배 예상을 뒤집고 과반 의석(152석)을 확보하며 2012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기세를 이어 한나라당은 같은 해 12월 대선에서도 승리했고 박 전 대통령은 18대 대통령이 됐다.

‘박근혜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과 관련해 “정치인으로서의 등판이 지금 너무 빠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비대위’의 성공에 대해 “그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도 별로 안 남았고, 박근혜 위원장도 이 대통령에 구애없이 자기 마음대로 끌 수 있었기에 성공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나도 비대위원장 자리를 (여야) 양당에서 경험했지만, 여당의 비대위원장이라는 것이 행동반경이 없다”면서 “위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 신입생에게 선거 지휘를 맡긴 모범사례는 이회창 전 총재 케이스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허수아비 총리는 안 한다”며 국무총리 자리를 4개월 만에 내던진 이 전 총재를 1996년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시켜 선대위원장으로 중용했다.

신한국당은 총선에서 과반 확보는 실패했으나 139석을 얻으며 원내 1당 자리를 지켰다. 역시 이 성공을 기폭제 삼아 이 전 총재는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두 번 모두 패했다.

김용갑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지금 같은 난국에는 통상적 방법으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야당과의 싸움에서 투쟁력을 입증한 한 장관이 당을 이끄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사 출신으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 사례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케이스다.

황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의 유력 차기주자로 꼽혔지만, 2020년 21대 총선을 참패하면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대권 행보에 나섰다가 두 달도 안 돼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례도 실패 모델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첫 2~3주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르게 움직여야 정치권 안착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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