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협상 재개 움직임…지상전·선전전도 계속

문상혁 2023. 12. 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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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두 번째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측에 인질 30~40명 석방과 이를 위한 일주일 휴전을 제안하면서다. 한편 하마스에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도 납치한 이스라엘인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교전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인질로 잡혔다가 일시 휴전으로 풀려난 이스라엘인 오피르 엥겔(18). 로이터=연합뉴스

양측 인질 협상 ‘파란불’


1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인질 30~40명을 석방하기 위해 하마스에 약 일주일간 휴전을 제안했다. 지난 1일 일시 휴전이 종료된 뒤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제시한 협상안이다. 매체는 복수의 이스라엘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이뤄진 이 제안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협상을 재개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양측 지도자들의 행보도 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현지 주재 외교관 면담에서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을 위해 또 한 번의 인도적 휴전과 구호 허용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하마스와 일시 휴전하고 인질 105명을 돌려받았다. 지난 1일 일시 휴전 종료 이후엔 군사작전을 통해 인질 구출에 나섰지만, 지난 15일 자국 인질 오인 사건 이후 안팎에서 휴전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하마스에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20일 협상안 마련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하니예는 고위급 하마스 대표단과 함께 이집트 정보기관 수장인 아비스 카멜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에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스라엘군 철수・피란민들의 가자지구 북부 마을 귀환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엘 발라에 있는 한 병원에서 부상당한 소년이 진찰을 받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지상전, 하마스는 선전전 계속


활발한 협상 움직임과 별도로 격렬한 지상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나임 병원장은 AFP통신에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알아흘리 병원은 지난 10월 대규모 폭발로 수백 명이 숨진 곳이다. 이후에도 극소수 의료진이 남아 중상환자 100여 명을 돌봐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병원 곳곳에 하마스 대원이 숨어있다며 불가피한 공격이었단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원장으로 일한 아흐마드 카할롯의 심문 영상을 공개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카할롯 원장은 하마스가 병원에 사무실을 차려 작전 기지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의사·간호사·구급대원 등 병원 직원 16명이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 공작원이었다고 설명했다.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이스라엘인 인질 가디 모제스(79). 사진=PIJ텔레그램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인질 영상을 통해 교전 중단을 압박했다. 하마스와 함께 전쟁에 참여한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는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이스라엘인 남성 두 명은 가족들과 재회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남부에 살던 79세 농부라는 가디 모제스는 “우리는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전날(18일)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도 텔레그램에 석방을 호소하는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의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의 제목은 “우리가 여기서 더 늙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에는 약 129명의 인질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20여 명이 이미 숨졌다고 본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휴전 촉구’ 안보리 결의안 연기…미국 이의 제기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은 다시 연기됐다. 미국이 일부 문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당초 아랍에미리트(UAE)가 작성한 휴전 결의안을 이날 뉴욕 유엔본부 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원안에 적힌 적대적 행위를 멈춘다는 ‘중단(cessation)’에 반대했다. 대신 교전 행위를 미룬다는 ‘보류(suspension)’로 수정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 해결을 지지하는 결의를 환영할 것이나 결의안의 구체적 내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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