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2차 낙서범, 지난달엔 ‘이 전시’에서 물건 훔쳤다?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사건이죠.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0대 남녀가 범행 사흘 만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16일, 두 사람은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이름을 새긴 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모방한 2차 낙서범까지 등장했습니다. 모방범은 지난 17일, 최초의 ‘낙서 테러’ 이후 하루 만에 경복궁 영추문 복원 현장에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있어요. 헌데 그가 자수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는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시는 것 같다”며 운을 뗀 뒤, “그저 낙서일 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또 “미스치프의 슬로건 ‘성역은 없다’, 저는 미스치프의 어린양이에요”라며, “미스치프의 말처럼 짓궂은 장난을 좀 치고 싶었다”라고 말했죠.
뉴욕 브루클린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미스치프는 ‘장난’이라는 이름처럼 파격적이고 발칙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SNS를 한차례 휩쓴 일명 ‘아톰 부츠’부터 실제 사람 피를 넣은 ‘사탄 슈즈’, 소금 알갱이 크기의 초소형 루이 비통 가방까지, 이들의 도발적인 행보를 늘어놓자면 끝이 없죠.
반스의 스니커즈를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변형한 ‘웨이비 베이비’ 제품 출시를 앞두고 브랜드로부터 상표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고소를 당한 사례만 살펴봐도 이들의 전복적인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미스치프는 반스의 고소를 두고 “밑창과 어퍼를 훔치고 로고를 바꾸는 것이 곧 신발 업계의 관행이다. 웨이비 베이비는 이 모든 것을 꼬집고 비트는 상징적인 제품"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죠.
이번 모방 범죄 후에도 그는 동일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는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며 “저는 예술을 한 것뿐”이라고 전했는데요. 범행 직후에는 “제 전시회에 와라. 곧 천막이 쳐지고 마감될 것. 입장료는 공짜. 눈으로만 보라”며 자신의 범행을 한 편의 전시처럼 포장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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