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운전자 20년 구형... "피해자 들이받고 휴대폰 만지작"

김종훈 2023. 12. 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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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마약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가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 피고인 신아무개씨에게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그는 법률 대리인 권나원 변호사와 함께 입장문을 통해 "신씨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음주운전치사죄와 도주치사죄는 각각 법정형에 최고 무기징역형을 규정해 두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 같이 죄질이 중하고 정상 관계가 불량한 사건에서조차 중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례는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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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공판] 피해자 유족 "제대로 사죄하는지 안 느껴져... 무기징역 선고해야" 호소

[김종훈 기자]

 
 약물을 복용한 채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낸 신아무개씨가 지난 8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마약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가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 피고인 신아무개씨에게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숨진 피해자 유족은 신씨의 사죄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20년을 처해달라'고 요구하며 신씨의 반성 없는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신씨는 무고한 피해자를 처참히 들이받고는 운전석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바로 신고하지 않고 피해자가 깔린 것을 알고도 갑작스럽게 후진했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 요청조차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현장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경찰에게 체포에 대해 항의하고 농담 섞인 전화를 걸었다. 그 사이 피해자는 죽어갔다."

이어 검찰은 "신씨는 자기 잘못을 숨기기 급급한데다 피해자와 유족에 진심으로 사과하려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제야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변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서 열린 피고인 최종신문에서 신씨는 "당시 사고가 난 사실은 인지했으나 약물에 취해 있어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며 도주 우려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다"라고 말했다.

최후변론에서 신씨는 "고통받은 고인과 평생 고통받을 유가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며 "평생 잘못을 반성하며 살겠다"라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 "제대로 사죄하고 있는지 안 느껴져... 엄벌해야"

이날 결심공판 후 기자들 앞에 선 피해자의 오빠는 신씨의 최후진술에 대해 "그냥 사죄한다고만 하니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고, 제대로 사죄하고 있는지도 안 느껴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법률 대리인 권나원 변호사와 함께 입장문을 통해 "신씨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음주운전치사죄와 도주치사죄는 각각 법정형에 최고 무기징역형을 규정해 두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 같이 죄질이 중하고 정상 관계가 불량한 사건에서조차 중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례는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이번 사건은 마약을 투약한 후 운전한 약물운전이며, 피해자의 전신이 골절돼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참혹한 사고"라고 재차 강조하며 "사고 후의 도주, 의사와의 말 맞추기 정황 등 증거인멸 시도, 범행 부인과 허위 변명, 구속 직전의 자기변호 인터뷰 등 반성하는 태도 부족과 같은 양형상 불리한 모든 정상 요소를 갖추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 웃음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게 많았던 한 젊은 여성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가해자 신씨에 대해 법원의 준엄한 심판과 법과 양심이 허락하는 최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기 바란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재판부가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8월 2일 신씨는 압구정역 인근에서 피부 미용 시술을 빙자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인도에 있던 행인을 치어 중태에 빠트린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행인들이 차에 깔린 피해자를 구조하려하는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으며, 몇 분 뒤에는 피해자를 그대로 두고 사고 현장을 이탈하기도 했다. 당시 미다졸람을 비롯한 약물을 2회 투약한 신씨는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피해자는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었다가 사고 발생 115일 만인 지난달 25일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4일로 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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