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이번 휴가는 두 달입니다"…무제한 유급휴가 시대
무제한 유급 휴가 제공해 인재 확보 나선 美 기업들
하이브·토스 등 무제한 유급 휴가 운영중인 韓 기업
2004년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Netflix)는 '무제한 유급 휴가제'를 도입했다. 이를 도입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CEO 재임 기간 1년에 6주간의 휴가를 스스로 가져가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무제한 휴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무제한 유급 휴가제'는 말 그대로 복잡한 휴가 승인 절차나 상사의 핀잔 없이 휴가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넷플릭스가 파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 일렉트로닉(GE), 드롭박스(Dropbox) 등이 해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무제한 휴가'의 핵심은 복잡한 휴가 승인 절차나 상사의 핀잔 없이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책임하게 수개월씩 쉬는 것이 아닌, 무제한 휴가를 이용하며 직원들은 '회사가 나를 믿는다'는 신뢰를 갖게 되고, 이러한 신뢰는 일에 대한 동기를 높인다.
현재 무제한 유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은 넷플릭스·마이크로소프트(MS)·제너럴 일렉트로닉·드롭박스 외에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워크데이(Workday)' ▲회계 법인 '그랜트 손튼(Grant Thornton)' ▲소프트웨어 회사 '크로노스(Kronos Incorporated)' ▲공유 택시 '우버(Uber)' ▲버진그룹 ▲글래스도어(Glassdoor) ▲킵트럭킨(KeepTruckin) ▲깃헙(GitHub) ▲스티치픽스(StitchFix) ▲사다 시스템스(SADA Systems) ▲모니테이트(Monetate) ▲프로코어(Procore Technologies) ▲프레지(Prezi) ▲커머마이메드(CoverMyMeds) ▲골드만삭스 등 많은 회사가 무제한 휴가제를 운영 중이다.
연차 유급 휴가, 법으로 보장해주지 않는 美…인재 잡으려면 휴가 제공해야
무제한 휴가 제도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드물게 연차 유급 휴가를 법으로 보장하지 않은 나라 중 하나인데, 우수 인재가 없다면 회사 성장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크로노스가 무제한 휴가를 도입한 배경도 채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애런 아인 CEO가 인사부에 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고, 그중 하나가 무제한 휴가제인 것이다. 또 무제한 휴가는 이직률을 낮춰 사람을 다시 채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인다.
물론 무제한 휴가를 도입했다가 없앤 기업도 존재한다. 크라우드 펀딩 회사 '킥스타터(Kick-Starter)'는 2015년 무제한 휴가제를 폐지했는데, 오히려 이전보다 휴가를 덜 가는 직원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정말로 휴가를 다녀와도 되는지 눈치를 보다 휴가를 못 간 직원이 생겼다는 것이다.
무제한 유급 휴가 움직임 시동 거는 韓
한편 한국에서도 무제한 유급 휴가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무제한 휴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워라밸을 중시하는 청년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엔 3명 중 1명(29.1%)이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나 2021년엔 2명 중 1명(45.4%) 꼴로 늘었다. 청년들의 인식 변화에 맞게 기업에서도 복지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취업 공고 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한국에서 무제한 유급 휴가제를 도입한 기업은 ▲스마트스터디 ▲하이브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휴넷 ▲린데코리아 ▲라오나크 ▲스킨이데아 ▲씨엠테크 ▲더스윙 ▲애드픽션 등 220곳에 이른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는 다르게 1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80% 이상 출근하면 연간 15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근로기준법이 보장되어 있고, 보수적인 회사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무제한 유급 휴가가 사회 전체로 도입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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