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물가 완만한 둔화 흐름 전망…유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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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게 둔화할 거라 전망하며 주요 변수로 유가를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단위노동비용(생산성 변화를 감안한 명목임금)의 상승률은 지난해 이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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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게 둔화할 거라 전망하며 주요 변수로 유가를 꼽았다. 지난해 이후 소비자물가의 변동은 석유류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70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앞으로도 대체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오펙플러스(OPEC+) 추가 감산 등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한은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물가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잇따른 기상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당분간 유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다소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지난해 7월 6.5%로 정점을 찍은 이후 1년간 큰 폭으로 둔화해 올해 7월 중 2.4%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8월부터 다시 반등해 10월 중 3.8%로 높아졌다가, 11월에는 반년 전과 비슷한 수준(3.3%)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둔화 흐름이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노동시장에서의 물가압력 상존 등으로 지금까지에 비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4.2%로 정점을 찍고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면서 지난달 중 2.9%로 낮아진 바 있다.
한은은 "기업의 가격조정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연말·연초에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가능성에 유의해 전개 상황을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다만 그 속도는 실제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에 비해서는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최근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등락하는 모습"이라며 "지난 2~3년간 일반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비 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최근 실제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더디게 조정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생산성 미개선 시 물가 둔화 늦어진다한은은 생산성을 고려한 명목임금, 즉 단위노동비용이 코로나19 팬데믹보다 상승했다며 그로 인해 물가상승률 둔화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단위노동비용(생산성 변화를 감안한 명목임금)의 상승률은 지난해 이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단위노동비용 상승률은 지난해 5.3%로 가파르게 높아졌다가 올해 들어 2.7%로 둔화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1.9%)을 상당폭 웃돌고 있다.
한은은 "생산성 증가세는 2021년 이후 노동시장이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되는 과정에서 상당폭 둔화해 1인당 노동생산성은 팬데믹 이전 추세를 하회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고령층 근로자, 서비스업 근로자를 중심으로 최근 들어 고용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단위노동비용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노동시장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상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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