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빼고 다 가진 홀란, BBC 선정 올해의 스포츠 스타 등극

김정현 기자 2023. 12. 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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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2023년에 주어진 모든 상을 휩쓸었다. 발롱도르만 빼면 말이다.

영국 BBC는 20일(한국시간) 독자 투표를 통해 홀란을 2023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월드 스포츠 스타'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진다. 단 영국 국적이 아닌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스타들도 받을 수 있다.

2022 월드 스포츠 스타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수상한 바 있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1년 만에 홀란이 레전드의 뒤를 이었다.



홀란은 BBC를 통해 "나를 올해의 BBC 월드 스포츠 스타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지난 시즌은 엄청났다. 난 트레블을 달성했고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홀란은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모든 공식전에서 52골을 터뜨렸다. 홀란은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는 35경기 36골로 1993/94시즌 앤디 콜(뉴캐슬), 1994/95시즌 마지막 42경기 체제에서 앨런 시어러(블랙번 로버스)가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골 34골을 넘어 28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홀란은 또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1경기에 나서 12골을 몰아쳐 득점왕을 차지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득점은 없었지만, 맨시티는 홀란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탈리아 유일의 트레블(세리에A-코파이탈리아-챔피언스리그) 클럽 인터 밀란을 1-0으로 제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두 번째로 트레블(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한 프리미어리그 팀이 됐다. 



맨시티는 트레블로 BBC선정 올해의 팀이 된 것은 물론이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며 겹경사를 맞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2008/09시즌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트레블(라리가-코파 델 레이-챔피언스리그)을 차지한 뒤, 무려 14년 만에 다시 트레블을 차지하며 역사상 최초의 더블 트레블의 주인공이 됐다. 

홀란은 지난해 여름 자신의 아버지 알프 잉에 홀란이 뛰었던 맨시티에 입단했다. 이전까지 그는  자국 노르웨이(브라인, 몰데)와 오스트리아(잘츠부르크), 독일(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무대 등을 경험했다. 

홀란이 이름을 알린 건 이강인(PSG)이 골든볼을 받았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었다. 그는 비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혼자 무려 9골을 터뜨리며 대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홀란은 당시 뛰던 잘츠부르크에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와 공격진을 구성해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는 첫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6골을 터뜨리며 대회 최초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첫 경기였던 헹크(벨기에)전부터 해트트릭을 터뜨렸고 당시 같은 조였던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도 3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홀란은 많은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2020년 여름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적 직후 그는 빅리그에서도 터진다는 걸 증명했다. 2019/20시즌 후반기 분데스리가 15경기 13골이란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그는 이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매체 투토스포르트가 선정하는 '골든보이'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홀란은 풀 시즌으로 시작한 2020/21시즌부터 괴물 공격수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의 아성에 도전했다. 2019/20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계속된 부상 여파로 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는 경기 당 1골을 왔다갔다 하는 득점력으로 파괴력을 입증했다. 

2020/21시즌에 터뜨린 28경기 27골이 분데스리가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홀란은 엄청난 활약으로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또 이 시즌 홀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8경기만 뛰고 10골을 넣어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연소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다. 챔피언스리그 올해의 팀에도 선정됐다.



이적 직전 시즌인 2021/22시즌도 부상으로 시즌 도중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24경기 22골이란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도르트문트에서의 활약만으로도 홀란은 FIFA와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가 함께 선정하는 월드베스트11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홀란은 도르트문트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일정 금액 지불 시 구단간 협상 완료 조항) 금액인 6000만유로(약 856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맨시티로 이적했다. 

첫 시즌부터 홀란은 프리미어리그 생태계를 파괴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달인 8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뒤, 지난 4월 또다시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득점왕, MVP, 영플레이어상 3관왕을 차지하며 전례 없는 역사를 썼다. 



지난 시즌 공식전 득점 기록은 52골로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에서 뤼트 판 니스텔루이, 모하메드 살라의 44골을 훌쩍 넘겨 최다 기록을 세웠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 그리고 유럽 무대까지 정복한 홀란은 UEFA 올해의 선수, 유러피언 골든 슈 등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다. 이제 그에게 개인상 중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발롱도르' 상이 따라올 거란 여론이 등장했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축구 시상식으로 반세기 넘게 수많은 슈퍼스타들만이 작은 황금색 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홀란은 2022/23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선정됀 총 25인의 최종 후보 중 2위에 머물렀다. 1위는 클럽에선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소속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리오넬 메시에게 돌아갔다. 



발롱도르는 최종후보 30명을 뽑은 뒤 이들을 대상으로 전세계 미디어에 투표권을 부여해 최종 결정된다. '표심'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 패배라는 세계 축구사 최고의 충격패에도 불구하고 이후 경기들에서 아르헨티나를 전승(결승 프랑스전 승부차기 포함)으로 이끌어 기어코 트로피를 품은 메시의 수상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메시는 가장 많은 462표를 얻었고 홀란은 이보다 105표 적은 357표를 받았다. 

메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충격 패를 당했지만, 이후 모든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거친 플레이와 다툼,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메시는 결승전에서 킬리앙 음바페(PSG)가 버틴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하며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조국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에 월드컵 트로피를 안겼다. 

클럽에서 트레블을 했지만, 홀란은 노르웨이 대표팀으로 보여준 게 없었다. 노르웨이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일부 팬들은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이 도둑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는 지난달 17일 "메시의 8번째 수상 준비에 홀란의 팬들이 강도라며 화를 냈다"라고 보도했다.




토크스포츠는 "소식에 따르면 메시는 이달 말 8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앞두고 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메시가 음바페와 홀란을 제치고 발롱도르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시는 이번 수상을 통해 유럽 1부 리그 이외의 지역에서 뛰며 발롱도르를 차지하는 최초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메시의 수상 임박 소식에 팬들은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다'라며 반겼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홀란이 더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홀란의 수상을 주장하는 팬들은 SNS를 통해 "홀란은 그럴 자격이 있다", "강도짓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레반도프스키로부터 강탈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제 홀란이 뺏기게 됐다"라며 홀란이 발롱도르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독일 축구 레전드인 로터 마테우스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메시의 수상한 건 부당한 일이지만 이는 월드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내겐 지난 1년 동안 맨시티에서 3관왕을 달성한 홀란이 최고의 선수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홀란은 타이틀을 얻는 과정에서 득점 기록도 깨뜨렸지만 나와 홀란 주변엔 방법이 없다"라며 "난 메시 팬이지만 이번 투표는 희극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클럽 성적은 홀란이 압도적으로 좋지만 월드컵 성적으로 인해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하자 마테우스를 포함한 몇몇 인사들은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스페인 매체 AS 편집장 토마스 론세로 AS 편집장도 "메시는 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6번의 페널티킥을 받았고, 월드컵은 10개월 전이며 지금은 11월"이라며 "메시의 발롱도르는 8개 아니라 5개여야 했다. 그는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혹은 사비 에르난데스, 1시즌에 트로피 6개를 들어 올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최고 득점자인 엘링 홀란의 발롱도르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발롱도르와 인연이 없었지만, 홀란은 발롱도르를 뒤로 하고 다시 트로피 수집에 나서고 있다. 그의 소속팀 맨시티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23 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맨시티는 베테랑 마르셀루가 버티는 남아메리카 챔피언 플루미넨시(브라질)을 상대한다. 알 아흘리(이집트)를 꺾고 올라온 플루미넨시와의 맞대결은 오는 23일 오전 3시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홀란은 발 부상으로 준결승전을 쉬었고 결승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PA Wire,Reuters,AP,EPA,AFP,/연합뉴스, BB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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