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져도 모두 함께 웃었다…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성료
승자의 얼굴은 환희로 가득했다. 우승컵을 품에 안은 선수들은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간발의 차로 우승을 놓친 이들의 표정도 못지않게 밝았다. 수준 높은 대회에 참가해 실력과 경험을 쌓은 만족감이 배어나왔다. 승자를 위해 진심을 담아 박수를 쳐주고 힘껏 안아주는 패자들의 따뜻한 모습 속에 아시아 축구의 미래가 담겨 있었다.
지난 15일 베트남 호치민 인근 휴양도시 판티엣의 노바월드 K-타운에서 개막해 2박3일간 열전을 펼친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2023(Asian Youth Football Festival 2023 in Vietnam) 현장은 대회 기간 내내 열정과 투지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한국과 베트남,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6개국에서 엄선한 명문 유소년 축구클럽 46개 팀 400여 명이 참여해 9세 이하(U-9), 10세 이하(U-10), 11세 이하(U-11), 12세 이하(U-12) 등 총 4개 부문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했다.
조별리그를 거쳐 승자부(백호리그)와 패자부(맹호리그)로 나뉘어 열린 이번 대회에서 백호리그 우승은 U-12 부문의 AT SPU(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천유나이티드 서부지구(U-11), UK(U-10), 구성 PEC(U-9) 등에게 돌아갔다. 맹호리그에서는 서울 연합팀이 U-12 부문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원삼성 유스(U-11), 나인티나인(U-10), 푸은후안(U-9·베트남) 등이 초대 우승팀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그치며 창단 이후 첫 2부리그(K리그2) 강등의 아픔을 맛본 수원삼성의 ‘동생’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구단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시아 축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인공을 발굴하는 무대답게 반짝반짝 빛나는 기량을 보유한 유망주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각국의 최고 수준 선수들이 나선 대회답게 그라운드 안팎의 분위기도 수준 높았다.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서로 안아주고 악수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설 및 환경도 찬사를 받았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베트남 굴지의 호텔&리조트 체인 노바월드가 스포츠전문 리조트로 조성한 K-타운에서 머물며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4개 면의 국제규격 천연잔디 축구장을 비롯해 테니스 코트, 농구장 등 다양한 경기 시설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수영장, 체력단련장, 회의실, 대규모 식당 등 부대시설도 완비해 호평 받았다.
방갈로 형태의 2인실, 전문 셰프가 제공하는 한식 식사, 이중삼중의 안전 시스템 등도 참가자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프로축구 대구FC 소속의 브라질 공격수 에드가는 “프로팀이 전지훈련 장소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맹호리그 U-10 부문 우승과 U-11 부문 3위를 달성한 호남권 강자 나인티나인FC의 사령탑 김형필 감독은 “따뜻한 지역에서 훈련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은 물론, 지난해 전국대회를 제패한 강팀들, 해외 여러 팀들과의 맞대결을 통해 경험과 자신감도 함께 키웠다”면서 “이 대회가 보다 권위 있는 대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사단법인 한국유소년축구협회(KYFA)가 주최, 중앙일보가 후원을 각각 맡았다. 신승철 KYFA 부회장은 “수준 높은 팀들이 대거 참여한 덕분에 전반적인 진행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일부 문제점을 적극 개선해 대회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향후 규모를 확대해 아시아 여러 나라 축구 유망주들이 선망하는 권위 있는 대회로 키워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시아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2023 최종 순위
⑴백호리그
U-9 : ①우승 구성 PEC ②준우승 LM ③3위 UK·TOPCLASS
U-10 : ①우승 UK ②준우승 구성 PEC ③여주 SD
U-11 : ①우승 인천유나이티드 서부지구 ②준우승 홀먼 ③3위 서울 연합팀·푸은후안
U-12 : ①우승 AT SPU 2(말레이시아) ②준우승 논타부리(태국) ③ 3위 예천·샬롬 2
⑵맹호리그
U-9 : ①우승 푸은후안 ②준우승 부천 주니어③ 3위 FCK·구미 비산
U-10 : ①우승 나인티나인 ②준우승 FCK ③3위 FAS U-10(말레이시아)·잇츠풋볼
U-11 : ①우승 수원삼성 유스 ②준우승 히엡 빈 찬③3위 나인티나인·예천
U-12 : ①우승 서울 연합팀 ②준우승 히엡 빈 찬③3위 청용
판티엣=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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