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가려면 지금이 기회" 충북 의회 의장들 UAE 출장 논란

10개 시·군의회 의장 참여, 관광일정 다수... 청주시의회 "시찰 일정 중심"

[충북인뉴스 이종은]

▲ 자료사진(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충북인뉴스

"OO님은 왜 못 가세요? 이런 좋은 기회를. 이럴 때 아니면 못 가요. 꿈의 도시 아니에요?"

"OOO 수행비서님하고 의장님하고 숙박비가 71만 8000원 똑같은데 이거는 다 공평하게 하는 건가요? 식비는 그렇다고 해도 숙박비는 의장님을 좀 대우해 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 

충북 청주시의회 홈페이지 정보공개란에 공개된 '2023년도 제2차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회의록' 중 심사위원의 발언 일부다.  

지난 14일 오후 2시 3분에 개최돼 14분 만에 가결된 해당 안건은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 아랍에미리트 공무국외출장 계획안'이다.

청주시의회는 충북도내 11개 시군 의장이 참여하는 충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아래 협의회)가 추진하는 2024년도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외 출장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계획안에는 충북 내 시·군의회 의장 10명이 참석하는 아랍에미리트 현장 시찰 계획이 담겨 있다. 그러나 세부 계획안의 대부분이 유명 관광지인데다 전망대, 쇼핑센터 방문 등 관광 일정이 주를 이루고 있어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국외 출장의 1인당 예산은 약 329만 원이며, 참여 인원은 출장 당일 해외 연수 일정이 겹쳐 불참하는 증평군의회를 제외한 10개 시군의회 의장과 수행 인원 포함 총 21명이다.
 

▲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 아랍에미리트 공무국외출장 계획안' 중 출장 일정 ⓒ 충북인뉴스

청주시의회가 공개한 계획서에 따르면 4박 6일간 출장을 진행하며, 18곳 방문 일정 중 기관·시찰 일정은 7곳으로 예정돼 있다.

▲두바이전통 수상택시 아브라 탑승 ▲두바이 전통 금시장 및 향신료 시장탐방 ▲148층 부르즈칼리파 전망대 ▲팜아일랜드 모노레일과 선셋요트 탑승 등 아랍에미리트의 대표 관광지가 일정에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 시티 등 현장 시찰을 통해 ▲국외 선진 지역의 관광개발과 도시재생 ▲마케팅 전략과 재생에너지 스마트 구축사례 등 시책 발굴을 한다.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법 제182조에 의해 조성됐으며, 지방의회의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활동을 조직할 수 있다. 청주시의회 김병국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시민단체 "다른 예산 삭감하고 혈세 해외연수? 부적절" - 청주시의회 "관광 주된 일정 아냐"

이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충북참여연대)는 19일 성명을 통해 "의장 임기를 6개월 남긴 시기에 7500만 원가량 예산을 쏟는 부적절한 국외 출장을 강행한다"며 외유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충북참여연대는 "관광 일색의 형식적인 일정"이라며 "부적절한 해외연수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의장들의 해외 출장이 시의회 공백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외출장이 예정된 1월은 총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지방의회를 의장이 이끌어가야 할 시점"이라며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 무리하게 해외연수를 강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주를 비롯한 도내 지자체에서 고강도 예산 삭감을 예정하는 가운데 정작 지방의회 의장들은 1인당 329만 원의 혈세를 들여 해외연수를 떠나겠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청주시의회 관계자는 "시찰 일정을 중심으로 인근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이지 관광이 주된 일정은 아니다"라며 "올해 예정됐던 국외 출장이 수해 등으로 연기돼 내년도 1월로 결정된 것"이라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