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예능 한계 속…‘여배우 출연’ 논란에 ‘정체성’ 흔들리는 ‘나는 솔로’ [D:방송 뷰]

장수정 2023. 12.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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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강조하던 ‘나는 솔로’
결국 일반인 연애 예능 한계 반복할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이를 통해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시청층을 겨냥하고, 출연자가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것이 당연한 연애 예능은 ‘스타 발굴’의 역할까지 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연애가 아닌, 다른 의도를 가진 출연자를 걸러내는 것이 연애 예능의 또 다른 숙제가 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ENA·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는 18기 출연진의 이야기가 시작된 가운데, 옥순이 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옥순이 배우 진가현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출연자들이 가명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나는 솔로’는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으나, 그가 과거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 영화 ‘불량가족’ 등에 출연한 이력이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문제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 예능에, 배우가 등장하면서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애 예능으로 주목을 받은 뒤, 이를 활동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 아니냐’라는 홍보성 출연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연애 예능의 높아진 인기와 맞물려, 꾸준히 반복되는 우려이기도 하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받은 ‘솔로지옥’ 시리즈에서는 프리지아, 덱스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었다. 덱스는 현재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며, 시즌3로 돌아온 ‘솔로지옥’에서는 MC로 금의환향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연애 예능을 통해 관심을 이끈 출연자들이 SNS 등을 통해 대중들과 활발하게 소통을 하기도 한다.

이에 ‘솔로지옥3’에 농구선수 이관희가 출연하자 그의 의도에 의심을 표하는 시선도 이어졌다. 그가 현역 선수인 것은 물론, 유튜브에서도 활약 중이라는 점을 지적, 결국 홍보가 목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김재원 PD가 제작발표회에서 “방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솔직한 선수를 처음 봤다, 만약에 그분이 연애가 목적이 아니라 유튜브 구독자를 늘리고 유명해지려는 목적이면 오히려 더 포장했어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물론 배우, 운동선수도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찾을 수는 있다. 또 연애 예능의 커진 인기만큼 출연자에 대한 논란도 다양해지고 있다. 연예인급의 관심과 리스크를 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출연자의 진심만을 강요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나는 솔로’가 여느 연애 예능과 달리,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로 날 것에 가까운 이야기를 그려내 사랑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모든 연애 예능의 핵심이 ‘공감’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솔로’는 그중에서도 특히 꾸밈없는 매력으로 ‘인간 다큐’라는 찬사까지 받으며 팬덤을 구축했었다. “21세기 최고의 프로그램”이라는 평이 나올 만큼 큰 관심을 받았던 16기의 인기도 개성 강한 출연자들이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의 개인사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가 하면, 출연자들 간의 심각한 갈등이 방송 바깥에서도 이어져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었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심과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나는 솔로’의 개성이 그만큼 뚜렷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솔로’도 일반인 연애 예능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더욱 아쉬움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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