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복용한 양성자펌프 억제제, 위장관암 위험성 높인다"

이명환 2023. 12.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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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쓰이는 위산분비 억제약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PI)를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책임저자인 명 교수는 "몇 년 전부터 PPI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위암, 식도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다는 코호트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물론 유의한 관련성이 없다는 코호트 연구도 있어, 이번에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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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
"PPI 사용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 필요"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쓰이는 위산분비 억제약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PI)를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제공=픽사베이]

국립암센터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5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위산분비 억제 약물인 PPI는 1989년 이후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등 위장관질환을 치료하는 데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돼 가슴쓰림과 산 역류 증상을 초래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4~8주간 PPI를 복용하게 되는데,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 섭취 등 생활 습관의 개선이 없으면 만성으로 발전해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명 교수는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5건의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PPI를 복용한 사람들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2배 높았다. 위장관암 중에는 대장암을 제외한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 및 담관암 등 대부분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5배 높았고, 복용기간 3년까지 약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책임저자인 명 교수는 "몇 년 전부터 PPI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위암, 식도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다는 코호트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물론 유의한 관련성이 없다는 코호트 연구도 있어, 이번에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PPI가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생물학적 기전이 제기되고 있다는 게 명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PPI는 위와 십이지장에 존재하는 G세포를 자극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중 가스트린의 농도가 높아지면 위점막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자극해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위장관 내 세균집락 형성을 증가시켜 발암 가능 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해 위장관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암이 먼저 발생한 상태에서 PPI를 복용해 역인과관계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 명 교수는 "위장관암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슴쓰림 등 위장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PPI를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관찰연구인 코호트 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 수준을 제공하는 무작위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이번 결과를 확인해야 하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데 많은 제한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PPI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명 교수의 조언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PPI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습관(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해당 전문학회에서 PPI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베트남 출신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티엔 황 쩐(Tien Hoang Tran)이 제1 저자로, 명승권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해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인 ‘옹콜로지 레터즈(Oncology Letters)’에 지난달 20일 온라인 출판됐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 [사진제공=국립암센터]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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