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 온천 호텔 女사우나에 남성 둘 '불쑥'…알몸으로 머리 말리던 여성 봉변 '약물 치료'

피해 여성, 7일 온천서 머리 말리던 중 거울 속에 비친 낯선 남성 2명 발견
충격으로 정신과 진료받아…호텔 측, 보상금 100만원 제시했으나 거부
피해 여성 "호텔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 원했지만 전화나 문자 한 통 없어"
남성들, 19일 충주경찰서 출석해 조사받아…경찰 "고의성 입증 어려울 듯"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gettyimagesbank

우리나라 대표 온천휴양지인 충북 충주 수안보에서 남성 고객 2명이 실수로 여 사우나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알몸 상태로 머리를 말리던 피해 여성은 수치심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 7일 오후 어머니와 함께 온천욕을 즐기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한 호텔 온천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A씨는 알몸 상태로 머리를 말리던 중 거울 속에 비친 낯선 남성 2명을 발견했다. A씨와 눈이 마주친 남성들은 놀란 듯 바로 뛰쳐나갔고 A씨는 비명을 질렀다.

소동에 달려온 여직원은 남 고객들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두 사람이 여 사우나로 들어간 것 같다며 과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A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현재 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 치료를 받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은 보상금 100만원을 제시했으나 A씨는 호텔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합의를 거부했다.

A씨는 "돈을 떠나 호텔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대표는 지금까지도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직원을 통해 금전으로 입막음하려고 한다"며 "저에겐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호텔 측의 관리 소홀로 난데없이 알몸을 노출당한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다. 가해 남성들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A씨의 신고로 해당 남성 2명은 이달 19일 충주경찰서에 출석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 이용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 남성은 노동조합 단체의 50대 임원들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여성 사우나에 잘못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남 사우나 예약까지 한 상태에서 실수로 여 사우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CCTV도 확인했지만 고의성 입증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