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 당시, 노인들이 주도해 정권 퇴진 외쳤다"
[윤성효 기자]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1960년 3월 15일 저지른 부정선거에 저항했던 3·15의거 당시, 노인층 주도의 정권 퇴진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창원마산 시위에 나섰던 부산시민들이 사망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 1960년 4월 24일 할아버지 시위대가 마산 시내를 행진하는 모습 |
ⓒ 진실화해위 |
"지역 노인들이 주도해 정권 퇴진 외쳤다"
진실화해위는 "1960년 4월 24~25일에 걸쳐 마산지역 노인층이 주도해 이승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일으켰고, 마산 시민 수만 명이 이에 호응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진 사건이다. 3·15의거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 민주화운동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노인들의 시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인시위는 그해 3월 15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된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떠올랐던 4월 11일 이후에도 이어졌다.
진실화해위는 "그해 4월 13일 3·15의거 2차 시위 종료 이후 발포·고문 경관과 인권침해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지지부진하고,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한 통제 등으로 사실상 시위가 어려웠던 마산지역 상황에서 당시 여론 주도층이 아닌 노인들이 시위를 주도해 많은 시민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4월 26일 오전 부산지역 노인시위가 발생하고, 이 시위가 부산지역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는데, 이는 마산지역 할아버지·할머니 시위가 부산지역 노인 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 1960년 4월 26일 오후 마산으로 진입하는 부산시위대 모습 |
ⓒ 진실화해위 |
부산시위대 2명 사망 추가 확인
당시 부산시위대의 마산원정시위가 있었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진실화해위는 "1960년 4월 26일 부산에서 시위하던 시위 참여자 일부가 마산원정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마산시민들이 합류하여 시위에 참여한 사건"이라며 "시위 참여자에 대한 체포, 구금 등 인권침해와 시위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해 4월 26일, 부산 시내 서면을 중심으로 약 2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시위를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차량에 탑승해 개별적으로 마산원정시위를 벌였고, 이때 마산 시민들도 합류했다.
진실화해위는 "시위대 중 일부는 마산에서 시위 이후 부산으로 귀환했고, 일부는 밀양, 창녕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 대다수는 마산 시민들과 함께 시위를 한 후, 마산 시민들이 제공한 마산상고(현 용마고) 강당, 무학국민학교 교정, 민가 등에서 숙식을 하고 4월 27일 오전 타고 온 차량과 기차편으로 부산으로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는 고등학생, 청년 등을 중심으로 여러 계층이 참여했고, 시위의 주된 타격 대상은 파출소 등 정권의 폭력적 억압기관과 동시에 부정선거의 직접적 당사자였던 자유당 관련 시설 등이었다.
그러나 당시 공권력과 일부 언론, 사료는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를 대부분 주먹을 쓰는 깡패, 건달, 양아치, 난동, 폭도 등으로 왜곡했다고 진실화해위가 밝혔다.
마산원정시위에 나섰던 부산시위대 중 다수가 공권력에 의해 진압돼 구금자가 발생하였고, 사망자도 생겨났다.
진실화해위는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기존에 알려진 2명과 달리 4명이며, 이에 따라 3·15의거 관련 희생자는 총 14명에서 총 16명으로 희생자 2명을 추가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 1960년 4월 26~27일 마산 무학국민학교 교정에 수용된 부산시위대 모습 |
ⓒ 진실화해위 |
292건 진실규명 결정, 추가 접수 조사
한편 진실화해위는 20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3·15의거과 개소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권조사 결과를 비롯하여 조사현황, 주요 성과와 현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3·15의거법에 따라 2022년 1월 21일부터 올해 말까지 3·15의거 진상규명 신청과 진실규명 조사를 진행해 왔고, 총 339건에 대한 진실규명 신청이 있어 이 가운데 현재까지 진실규명 292건, 취하 14건, 각하 1건을 처리했다.
진실화해위는 조사를 통해 3·15의거 당시 불법구금, 고문, 사망을 비롯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권찬주)와 시신 인양했던 어부(김경영) 등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했다.
10월 4일부터 12월까지 있었던 104건의 추가 접수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는 "2024년 1월부터 본격적인 조사개시 예정으로 조사개시 사건에 대한 자료, 진술조사를 통해 진실규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3·15의거 진상규명 등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15의거는 1960년 3~4월에 걸쳐 마산지역 시민들과 학생들이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와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한 민주화운동으로서, 경찰의 무차별 발포와 폭력 진압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벌어졌음에도 굴하지 않고 수차례 시위를 전개하여 4·19혁명을 촉발시킨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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