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의 경제 지배 막겠다"던 대통령... 기업인은 왜 끌려다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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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앞의 말은 윤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 뒷말은 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 발언이다.
야권의 주장을 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위험한 '이념'으로 몰아간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과도한 정치와 이념이 경제를 지배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위해 기업 총수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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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
ⓒ 임병도 |
"제일 중요한 게 이념"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앞의 말은 윤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 뒷말은 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 발언이다.
19일 윤 대통령은 "그간 건전재정 기조로 국채금리의 상승을 막고, 고금리 하에서도 외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라고 자평하면서 "국가가 빚을 내서라도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은 시장을 망치고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주장"이라며 야당이 요구하는 확장재정을 통한 경제 활성화 유도 정책을 비판했다.
야권의 주장을 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위험한 '이념'으로 몰아간 윤 대통령. 하지만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에서는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과도한 정치와 이념으로 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정작 윤 대통령 본인이 기업 총수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의 클린룸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방진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올 한 해 기업 총수들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했다. 올해 1월 UAE(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스위스, 일본, 미국, 프랑스, 베트남, 중동, 영국, 네덜란드까지 대부분의 해외순방에는 기업 총수들이 함께 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길에는 통상 경제사절단이라는 명목으로 주요 그룹 총수들이 포함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은 평균 2.9명이었고, 문재인 정부 땐 평균 1.5명의 총수가 동행한 데 비해 윤석열 정부에서는 평균 7명의 그룹 총수가 동행했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 따라가는 경제사절단은 일부 국가에서나 사용하는 방식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간다고 경제사절단을 꾸리지 않는다. 이미 글로벌화된 기업이 자체적인 정보력을 토대로 스스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로비 등의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기업 총수들과 함께 떡볶이 튀김 빈대떡을 먹고 있다. 오른쪽 부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윤 대통령,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수석부회장 |
ⓒ 연합뉴스 |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을 방문하면서 기업 총수들과 전통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관련 사진이 공개되자 "바쁜 총수들 데려다가 뭐하는 짓이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프랑스 파리의 한 한인식당에서 재벌 총수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나흘 전이었다.
이날 술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수행원 없이 홀로 참석했고 소주와 맥주가 곁들여진 '소폭'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도한 정치와 이념이 경제를 지배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위해 기업 총수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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