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10대들…“강력 처벌로 본보기를”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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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하고 도주한 10대 피의자들이 90시간 만에 검거된 가운데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벼락이 최근 '낙서 테러'로 얼룩져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처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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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내 전시회…예술했을 뿐” 반성없는 태도 논란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하고 도주한 10대 피의자들이 90시간 만에 검거된 가운데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벼락이 최근 ‘낙서 테러’로 얼룩져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처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경복궁은) 대한민국 심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데다 해외 관광객이 꼭 방문하는 곳이기에 더욱더 뼈아픈 상황”이라며 “2008년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숭례문 방화 사건이 떠오른다. 숭례문부터 경복궁까지 ‘문화재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행히 범인들을 잡았고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사례를 봤을 때 ‘솜방망이 처벌’로는 문화재를 절대로 지켜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번 훼손된 문화재는 원래 형태로 복원하기 어렵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반드시 깨달아야만 한다”며 “한국으로 몰려오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 문화재를 널리 알리려면 우리 스스로 먼저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 의견처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경복궁 낙서 테러 관련 기사에는 “강력 처벌해야 모방범죄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피의자들에게 구상권 청구는 물론 신상 공개도 하라” 등 의견이 다수 눈에 띈다.
경복궁 낙서 테러 범행 90시간 만인 전날 검거된 임모(17)군과 김모(16)양은 연인 사이로,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경찰에 호송되는 과정에서 ‘누구의 지시를 받아 낙서한 것이냐’ ‘낙서 내용은 무슨 의미냐’ ‘낙서에 적은 사이트와는 어떤 관계냐’ 등의 취재진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임군과 김양은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당시 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꽁짜’ 문구와 함께 ‘○○○티비’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적었다. 범행 도구는 현장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모방범죄도 일어났다. 임군 등의 범행 다음 날 두 번째 낙서를 한 20대 남성 A씨는 지난 18일 종로서에 자진 출석해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낙서 내용으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등을 적은 이유에 대해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신질환 등 병력은 없고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단순 모방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 이후에도 반성없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20일 오전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적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A씨는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도 했다. 이어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7일 범행 직후 ‘인증 사진’까지 이 블로그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진과 함께 “제 전시회 오세요. 곧 천막 치고 마감될 거다. 입장료는 공짜고 눈으로만 보라”는 글을 올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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