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지가 펼쳐내는 다채로운 안다르
Q : 넷플릭스 블록버스터 영화 〈리프트: 비행기를 털어라〉(이하 〈리프트〉)에 출연했어요. 어떤 영화인가요?
A :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도둑들에 관한 영화예요. 1만2000m 상공의 비행기에서 금고를 훔치는 내용이죠. 저는 기술적인 데이터 전반을 다루는 ‘브레인’ 역할로 나옵니다!
Q : 영화 공개를 앞둔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A : 홍보 활동과 시사회를 앞두고 있어 다음 주에 뉴욕으로 출국해요. 그에 대비해 영화 전반과 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인터뷰 답변도 준비하고요. 사실 영화 완성본을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떨려서 제대로 못 봤거든요.(웃음) 다시 한번 꼼꼼히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요.
Q : 아무래도 촬영할 때는 몰랐던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A : 맞아요. 저는 제 신들만 알고 있고, 모니터링도 제가 나오는 부분만 했었거든요. 제가 참여하지 않은 신까지 합쳐놓고 보니,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도 있어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Q :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나요?
A : 캐릭터를 한 명씩 설명하는 도입부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 신에 제가 좋아하는 가수 에다마메의 노래가 깔리거든요. 릴스나 틱톡에서도 자주 듣던 노래라 친숙해서 더 신이 났죠. 감독님이 워낙 음악적으로 조예가 깊으신데 그 취향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장면이기도 하죠.
Q : 〈이탈리안 잡〉 〈분노의 질주〉 〈맨 인 블랙〉 등 액션 영화의 귀재인 F. 게리 그레이 감독 작품 〈리프트〉의 메인 캐릭터 중 유일한 아시안 배우로 합류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A : 미국 작품 오디션을 본 지는 3~4년 정도 됐고요, 〈리프트〉 오디션 기회는 저의 해외 에이전시를 통해 접하게 됐어요. 집에서 남동생이랑 함께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냈는데 한 달 동안 연락이 없어 잊어버리려던 찰나에 연락이 왔죠. 최종 2인에 올랐다고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출국했어요. 나중에 미팅하고 알게 된 사실인데 감독님께서 저의 가수 커리어를 좋게 보셨더라고요.
Q : 케빈 하트, 구구 바샤-로, 우슬라 코르베로 등 글로벌 배우들과 합을 맞췄는데 어땠나요?
A : 케빈 하트가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정말 좋았어요. 어렸을 때 즐겨 보던 미국 스탠드업 코미디 쇼에 자주 출연하기도 했고, 〈쥬만지〉 〈센트럴 인텔리전스〉 등 제가 재미있게 본 작품도 많이 했고요. 다른 배우들은 아일랜드에서 첫 대본 리딩을 할 때 처음 마주하게 됐는데, 제가 굉장히 인상 깊게 본 작품인 〈종이의 집〉에서 ‘도쿄’ 역할이었던 우슬라 코르베로가 있는 거예요! 그 친구랑 또래기도 하고, 둘 다 언어가 다른 타지에서 왔다는 공통점도 있어 서로 의지를 많이 했어요. 지금도 당장 다음 주 뉴욕에 가면 뭘 먹을지 고민하며 연락하고 지내죠. 시차 때문에 제가 아침에 메시지를 보내놓으면 밤늦게 답장이 와요.(웃음)
Q : 촬영하며 생긴 에피소드도 궁금해요.
A : 촬영 스케줄로 유럽에 3개월간 체류하는 동안 남편이 베네치아로 놀러 왔어요. 그때 〈리프트〉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제이콥 배덜런과 셋이 친해지게 돼 같이 밥 먹고 돌아다니고 그랬는데 젤라토를 먹는 장면이 파파라치한테 찍힌 거예요. 현장에 남편도 함께 있었는데 저와 제이콥만 엄청 찍혔죠. 마치 제이콥과 단둘이 젤라토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웃음)
Q : 〈스파이더맨〉에서 톰 홀랜드의 ‘베프’로 나왔던 배우 맞죠? 남편이 없었다면 오해를 샀을 수도 있었겠네요.
A : 맞아요.(웃음) 다행히 오해 없이 사진들을 보며 함께 웃을 수 있었죠.(웃음)
Q : 가수와 배우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A : 나중에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감독으로 카메라 뒤에서요!
Q : 생각해본 주제가 있나요?
A :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10살 때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미국으로 가 10년 넘게 살았고, 다시 한국으로 와 10년을 살았어요. 그렇다 보니 늘 불안정하고 정착하지 못한 삶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끝없이 외딴곳에서 적응하는 삶이었죠. 저와 같은 이민자, 교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는 게 꿈이에요.
Q :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세계를 무대로 쓰는 배우가 됐네요.
A : 지금 이 상황이 저한테는 ‘드림 컴스 트루’인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봐오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을 찍게 됐잖아요. LA 한복판에 〈리프트〉 광고물이 걸리고,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는 걸 보니 신기해요.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엄청 연락이 많이 왔어요.
Q : LA에 있는 친구들이 그리울 것 같아요. 미국과 한국 중 남은 생을 한 곳에서만 살아야 한다면요?
A : 그래도 저는 한국! 최근에 미국을 한 달 정도 다녀왔는데 한국이 너무 그립더라고요. 집도, 음식도 그립고. 그런데 오늘같이 추운 날엔 또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살과 여유로운 바이브가 그립기도 해요.(웃음) LA에 살 때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낙이 있었는데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에선 살기 위해 마시죠.(웃음)
Q : 김윤지가 정의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A : 셀프 러브!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건강한 마음가짐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미디어에 자주 비쳐지다 보니 늘 남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30대에 접어들고 나서야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따뜻한 레몬티 한 잔 마시는 순간을 가장 좋아해요. 매일매일 지킬 수 있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거든요.
Q : ‘셀프 러브’를 하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 : 아침에 일어나서 5분이든 10분이든 본인만을 위해 쓰는 시간을 만드는 거예요. 바쁜 현대인에겐 5분도 쉽지 않다는 거 알아요.(웃음) 근데 그 5분을 좋아하는 시간으로 만들면 어렵지 않아요. 스트레칭을 하든, 명상을 하든, 음악을 듣든, 책을 읽든! 바로 이행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부터 시작해야지 초반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버거워서 쉽게 포기하게 되죠.
Q : 평소에도 스포티한 룩을 즐겨 입죠? 안다르를 활용한 리얼웨이 룩 꿀팁이 있다면요?
A : 대학 시절 무용을 해서 평상시에도 무용복과 일상복을 믹스매치해 입고 다녔어요. 지금은 그게 트렌드가 돼서 너무 좋아요. 오늘 제가 입었던 룩처럼 편안한 안다르 후디에 원피스를 매치하면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낼 수 있고, 거기에 힐을 매치하면 드레스업한 분위기까지 줘요. 운동복과 일상복의 비율을 적절하게 매칭해 룩을 완성하는 게 포인트죠. 오늘 촬영한 화보에서 안다르 스타일링 꿀팁을 많이 얻어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Q : 2023년은 멋지게 살았나요? 2024년 새해의 마음가짐도 궁금해요.
A : 후회 없이 살자고 다짐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은 항상 남는 것 같아요. 〈리프트〉 같은 경우도 2023년 8월 개봉이 목표였는데 할리우드 배우 파업 영향으로 무기한 연기됐었거든요. 그때 상실감이 커서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도 하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었죠. 다행히 파업이 끝나서 공개일이 2024년 1월 12일로 확정되고 홍보도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에요. 미리 걱정한다고 도움이 될 게 없더라고요!(웃음) 2024년에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신경 쓰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자고 다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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