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發 위기 시작"…건설사 주가 '휘청' [이슈N전략]
9월 말 부동산 PF 대출잔액 134.3조 원
건설사 신용등급 줄하락…"특단 대책 必"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총 19곳의 건설사가 부도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김 기자, 최근 태영건설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설이 돌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태영건설 법무팀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워크아웃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요. 일각에서는 법정관리(회생절차)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최근 주가는 고꾸라지는 상황입니다.
이달 들어서 4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파란불'을 켰는데요. 지난 18일에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2,81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습니다. 다만, 태영건설이 대주단에서 빌린 4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오는 28일로 연장한다고 공시하면서 어제(19일)는 강보합 마감했습니다. 특히 어제는 대우건설이 시공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신축 아파트의 일부 기둥에서 띠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죠. 띠철근은 건물 하중을 버티기 위해 기둥에 세로 형태로 들어가는 주철근을 가로로 묶어주는 철근인데요.
이에 대우건설은 외부에 철판을 대는 방식으로 보강 작업을 마쳤지만, 주가는 이틀 연속 2%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어제 한신공영과 현대건설, DL건설 등이 하락했습니다.
<앵커>
태영건설 부도설은 '루머'로 확인됐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부동산 PF發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어느 정도인 겁니까?
<기자>
고금리 장기화에 PF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건설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4조 3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3개월 만에 1조 2천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체율은 2.42%로 3년 동안 4배 넘게 치솟았는데요.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하면서도 모니터링은 물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루머로 곤욕을 겪은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조 5천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많아지면서 줄도산 우려가 큰 상황인데요. 증권가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부동산 PF 연체율도 늘고,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증권가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데요.
특히 자금난을 겪는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어제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에 대해 "모든 지방 현장이 미착공 상태에서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끝낼 경우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하는 보증금이 약 7,200억 원"이라며 "티와이홀딩스의 유동성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태영건설의 핵심 관계 기업인 SBS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입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리고 있는데요. 태영건설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됐고, 신세계건설도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PF 리스크 여파로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햐항 조정될 가능성이 큰데요.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부도설'이 단순히 소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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