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원 헐값에 넘겼는데…세계 10개 남은 유물로 60억 낙찰, 뒤늦은 소송 결과는?

허미담 2023. 12. 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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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노부부가 중고상에게 헐값에 넘긴 나무 가면이 경매에서 60억원에 낙찰돼 중고상과 소송전을 벌였으나 결국 패했다.

이에 노부부는 중고상이 가면의 가치를 알고도 자신들을 속여 헐값에 사 갔다며 낙찰 금액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노부부와 중고상의 다툼이 벌어지는 동안 가면의 '원주인'인 가봉은 가면이 자국 소유라며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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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에 헐값으로 판 나무 가면
알고 보니 가봉 팡족의 '은길 가면'

프랑스의 한 노부부가 중고상에게 헐값에 넘긴 나무 가면이 경매에서 60억원에 낙찰돼 중고상과 소송전을 벌였으나 결국 패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알랭(88)과 콜레트(81) 부부는 2021년 9월 별장 다락방을 정리하다 먼지를 뒤집어쓴 오래된 나무 가면을 발견했다. 이는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 총독이었던 알랭의 할아버지가 가져온 물건이었다.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희귀한 '은길 가면'(Ngil Mask).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알랭은 가면을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쓸모없는 부적이라 여기고 중고 상인 알렉상드르에게 150유로(약 21만원)에 팔아넘겼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부부는 신문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들이 판 가면이 경매에서 420만 유로(약 60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해당 가면은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은길 가면'(Ngil Mask)이었다. 이 가면은 파블로 피카소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거장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초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으로, 전 세계에 10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30만 유로(약 4억2000만원)에 낙찰될 예정이었던 가면의 값은 경매장이 한 차례 바뀌면서 10배 이상 뛰었다. 이에 노부부는 중고상이 가면의 가치를 알고도 자신들을 속여 헐값에 사 갔다며 낙찰 금액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중고상은 자신 역시 이 가면의 가치를 몰랐다고 반박하면서도 최초 경매가인 3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부부는 이런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중고상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중고상이 노부부에게 사기를 친 게 아니며 부부가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부부의 소송대리인은 "(법원은) 무료 감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우리는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부부와 중고상의 다툼이 벌어지는 동안 가면의 '원주인'인 가봉은 가면이 자국 소유라며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당시 가봉 정부 측은 이 가면이 애초 식민지 시대에 도난당한 것이기 때문에 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법원은 가봉 측 주장을 기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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