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산책] 중견작가 7인의 캔버스 실험 '마주한 세계'

김희윤 2023. 12.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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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7인이 선보이는 회화의 진수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기획전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Surreal Encounter: Across the Realms)이 오는 2024년 2월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도성욱, 송은영, 신선주, 유현미, 윤정선, 이만나, 정보영 작가는 서로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도시와 자연, 일상의 풍경부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초현실적 공간까지 익숙한 듯 낯선 장면들을 마주하며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 다채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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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展
중견작가 7인 회화작업 조명, 24년 2월4일까지

"확장된 매체, 기존 형식을 넘어선 작품이 쏟아지는 오늘날 미술계에서 사각의 캔버스 작업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실험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도성욱_Emotion-Light, 2022,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7인이 선보이는 회화의 진수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기획전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Surreal Encounter: Across the Realms)이 오는 2024년 2월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도성욱, 송은영, 신선주, 유현미, 윤정선, 이만나, 정보영 작가는 서로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도시와 자연, 일상의 풍경부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초현실적 공간까지 익숙한 듯 낯선 장면들을 마주하며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 다채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는 일곱 명의 작가가 작업한 회화, 사진 등 총 8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강정하 금호미술관 선임 큐레이터는 "시와 자연, 일상 풍경부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초현실적 공간까지 익숙한 듯 낯선 장면들을 마주하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고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한다.

신선주, ON (Grand Central Terminal), 2023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윤정선은 매일 거니는 거리와 동네 풍경 속에서 남아있는 기억을 화폭에 담아내고, 신선주는 강렬한 흑백 대비의 건축 풍경에 시간과 역사를 녹여낸다. 캔버스 위 검은 오일 파스텔을 손으로 펴 바른 뒤 얇은 송곳 또는 나무 헤라로 긁어내는 작업을 통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풍경은 마치 흑백 사진과 같은 장면을 완성한다.

도성욱은 빛과 공기 등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가시화하기 위해 환상적인 숲의 공간을 구현한다. 언뜻 보면 숲을 촬영한 사진처럼 보이지만 빛의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해 숲을 재료이자 매개로 사용한 정교한 회화 작업이다. 사고로 오랜 재활을 거쳐 지난해 10년 만에 개인전을 연 작가는 최근 작업을 재개하며 빛을 주제로 마음속 자연 풍경을 관람객 앞에 펼쳐 보인다.

송은영, 51(터키석 색 벽), 2019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정보영은 건물의 안과 밖의 경계에서 미세한 빛의 흐름과 흔적을 추적하고, 송은영은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원근법과 시지각의 원리를 벗어나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는 이미지들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마치 현실과 비현실, 안과 밖, 앞과 뒤와 같은 이질적 요소가 한 공간 안에 공존하는 풍경을 그린 작가는 프랑스 유학 시절 익히 봐온 주변 일상 풍경,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 직접 수집한 이미지들을 소재로 원근법을 탈피해 튀어나오고 기울인 형태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이만나_가변풍경, 2022,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이만나는 주목받지 못한 배경의 도시 풍경을 실제로 그려내고, 유현미는 자전 소설을 시작으로 텍스트가 회화 공간 안에서 어떤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자작 소설 '적'(敵)은 전시에서 관심을 끌지 못한 작가가 자신을 알아주는 유일한 팬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느낀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을 담았다.

7인의 작가는 다양한 풍경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소화한다. 한 공간 안에 모여있지만, 이들 작품은 거시적 관점에서는 하나의 작은 세계를 구성한다.

1960년대~1970년대생인 작가들은 긴 시간 자신만의 길을 걸어오며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최근작이 중심을 이루지만, 초기작도 함께 전시해 작가 고유의 작업 경향과 변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게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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