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는 언제" 日 금융완화 유지에…일학개미 '긴장'
엔저 장기화에 엇갈린 ETF 수익률
"달러·엔 환율, 140엔대 초반 이어질 것"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엔화 강세' 전망에 기댄 상장지수펀드(ETF)의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OJ, 금융완화정책 유지… 엔화는 약세
19일 BOJ는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임금·물가 상황을 더 살펴본 뒤 금리 인하 등 긴축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판단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린 미국과 한국 등 다른 국가와 다른 행보였다. 이에 시장에선 내년 미국 등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일본이 금리를 정상화하면, 금리 차이가 줄어 엔화 강세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지난 10월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어설 정도로 엔저 현상이 뚜렷했지만, 최근엔 140엔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이날 BOJ '정책 유지' 결론에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2엔대에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4엔대까지 상승(엔화 약세)했다.
이 같은 '엔저 장기화'에 국내 일본 관련 ETF 투자자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원·엔 환율이 기초가 되는 '엔선물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18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09%였다. 지난 7월 말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900원 선 밑으로 떨어지자 '저점 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가 증가했지만, 오히려 지난달 800원대로 더 떨어졌다. 기대와 달리 '엔테크(엔화 재테크)'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일본 증시를 추종하는 ETF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재미를 봤다.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와 토픽스(TOPIX)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일본 Nikkei225(H)'는 이 기간 수익률이 29.92%였다. 'TIGER 일본니케이225'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일본TOPIX100'은 각각 24.04%, 21.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저 현상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우량 기업의 이익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상반기 마이너스 금리 해제 전망… "엔화 강세는 글쎄"
시장에선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 시점을 내년 2분기로 내다봤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해지고 있는지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BOJ 발표엔 금리 정책 정상화 관련한 힌트가 없었다. 일본 노사 간 임금 협상(춘투) 결과까지는 확인하는 등 적어도 내년 4월까지 정책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여파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내년 정책이 변화해도 곧바로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향후 엔화 강세 기대가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이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해도, 중기적으로 통화정책 경로가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 시나리오는 대체로 Fed의 통화정책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BOJ의 출구전략 시사는 환율 전망을 크게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12곳의 내년 12월 말 기준 달러·엔 환율 전망치는 평균 139.33엔으로 집계됐다. 140엔대 수준의 환율이 앞으로 1년가량 동안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란 취지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은 엔저가 좀 더 필요하다"며 "임금과 소비심리가 개선됐다고 해도 내수가 아직 미약하다. 지난 10년간 수출 물량도 늘어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화가 강세로 바뀌면, 수출 경기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수로 온기가 확산하거나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는 시기도 늦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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